촌지 삼천 원 / 남호탁
아내도, 나도 김치를 좋아한다. 하여 우리 집 식탁 위에 김치가 놓이지 않는 날은 없다. 아내는 김치를 담글 줄 모른다. 하여 나는 아내가 담근 김치를 맛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어떤가. 김치가 끊일 날이 없고 내 곁에 바싹 붙어 앉아 나만큼이나 맛나게 김치를 먹어주는 아내가 있으면 그만이지. 그런 맛난 김치가 있어 고맙고 그런 살가운 아내가 있어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김치를 잘 담그는 아내와 사는 옆집 김 부장도, 김치를 담근 경험이 없는 아내와 사는 나도 꼬박꼬박 빠뜨리지 않고 김치반찬을 먹긴 마찬가지니, 세상살이가 그지없이 오묘하고 고맙기만 하다. 두루두루 나눠주는 세상 덕에 아내와 나는 행복하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부모님 댁 근처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레지던트 3년차, 아내는 나보다..
수필 읽기
2022. 2. 4. 13:2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