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시인
자화상 / 최승자 나는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못된다.// 잡초나 늪 속에서 나쁜 꿈을 꾸는/ 어둠의 자손, 암시에 걸린 육신.//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예요.//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毒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 / 최승자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시詩 느낌
2021. 5. 1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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