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시래기 밥 / 임두환
꽃샘추위가 물러갈 무렵이면 까칠한 입맛을 돋우는 소박한 음식이 있다. 한 그릇에 담긴 맛과 정감으로 기운을 돋아주는 게 있다면 시래기 밥이다. 어린 시절, 집집이 처마와 그늘진 곳에 무청이나 배추 잎을 말린 시래기를 매달아 놓고 겨울부터 초봄까지 배를 채워주었다. 긴긴 봄날 배가 고플 때면 어머님께서는 으레, 시래기밥이나 시래기죽을 내놓으셨다. 배고팠던 시절, 우리 가족을 켜켜이 지켜주었던 일등공신을 꼽는다면 단연코 시래기 음식이리라. 시래기는 나물 무침. 비빔밥. 된장국. 죽. 전 등을 만들어 먹던 식재료다. 물고기와도 잘 어울려 물고기 매운탕, 고등어 졸임, 추어탕을 끓일 때면 꼭 들어가야 하는 게 시래기였다. 옛날에는 허기진 배를 달래야 하는 구황식품이었지만 지금은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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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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