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뇌경색으로 세 번의 수술을 받았다. 후유증 탓인지 본래의 모습을 기대한다는 건 욕심이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어루만지거나 손을 잡았다. 그 일도 심드렁해지면 밖으로 나가자고 십여 분 간격으로 졸랐다. “야야 나를 바구니에 담아 옥상 꽃밭에 던져놓고 가거라. 까마귀랑 놀구러. 지은 죄도 그리 많지 않구마는 왜 자꾸 병실에 감옥살이 시키노.” 예의 그 바구니라는 휠체어에 엄마를 앉혀 병원 담벼락을 따라 야트막한 산책로를 돌았다. 십자가가 보이면 기도하랴 날아가는 새들에게 손 흔들랴 한 손이 바쁘다. 날이 차가운지 이내 들어가자고 난리다. 할 수 없이 병원 옥상에 자그마하게 꾸며 놓은 꽃밭 가운데 엄마를 모셔놓고 찬송가를 틀어주었다. 때론 고개 숙인 해바라기였다가 때론 박꽃으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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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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