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막국수 / 김태길
코트에서 땀을 흘린 다음에 더운물로 목욕을 하고, 이어서 맥주 한 잔만 들게 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테니스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만족스러워한다. 그러나 그 정도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교수 사회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일정이고, 때로는 주머니 사정이 추워서 귀가 길을 서두르곤 한다. 그날은 일진이 좋았던 모양이다. 네 사람은 ‘태양탕’을 거쳐서 ‘춘천 막국수’ 집으로 기세 좋게 달려갔다. 막국수 집은 평소처럼 붐비지 않았다. 우리가 들어간 방에는 삼십 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세 사람이 상 하나를 점령하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여유 있는 기분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나 조용하고 한가로운 분위기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옆자리를 차지한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고함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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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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