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많은 혼이 깃들었기에 이천 년을 넘어섰을까. 누군가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옻나무, 수많은 고통과 시행착오를 견디며 나무의 영혼을 담아 인간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칠漆이다. 마음의 고향이라서일까. 전통을 이어가는 유튜브 영상이 눈에 들어온다. 색채는 은은하나 가볍지 않고 광택은 있으나 눈부시지 않으며 화려하나 질리지 않는다. 옻의 매력에 푹 빠졌다. 채취 현장을 보러 충북 옥천을 찾았다. 피부에 닿으면 옻이 올라 눈만 빼고 가렸으니 오죽 더울까, 물에 빠졌다 나온 몰골의 40대 칼잡이는 이방인을 반기지 않는다. 내뱉는 말은 가시 투성이고 눈총은 따가웠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찾아온 연유를 밝혔다. 그제야 생수로 목을 축이더니 잔뜩 세웠던 가시를 눕힌다. 야무지게 움켜잡은 칼이 옻나무 껍..
수필 읽기
2022. 3. 17. 08:26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