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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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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 박현기 (1)
칼 / 박현기

소년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칼을 갈고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다. 등을 돌린 채 부엌 바닥에 숫돌을 놓고 쓱싹쓱싹 날을 세우는 모습이 아주 낯설다. 닭을 잡더라도 장독에 몇번 문지르는 것이 전부였다. 왠지 엄마의 뒷모습이 아주 단단하며 칼날보다 더 서늘한 기운이 흐르고 있음이 느껴졌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엄마!”라고 불렀지만, 엄마는 돌아보지도 않고 “왔냐? 방에 들어가 있어라.”라고만 했다. 그 소리는 엄마의 소리라기보다 냉랭한 찬바람 소리였다. 엉거주춤 방에 앉은 소년은 불안에 휩싸였다. ‘혹시나….’ 잠시 후 엄마가 소반을 들고 들어왔다. 진홍색 상 위에는 방금 날 세운 식칼이 새파랗게 번뜩이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소년과 엄마가 상을 가운데 ..

수필 읽기 2022. 2. 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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