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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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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도마 / 심선경 (1)
칼과 도마 / 심선경

악연이다. 너와 나 사이엔 오로지 끊임없는 전쟁만이 계속 될 뿐이다. 그 뻔뻔한 낯짝이 이제 막 물오른 듯한 싱싱한 야채를 만나 어떻게 요리해볼까 깐죽대는 꼴이란 차마 두 눈 뜨고는 못 볼 만큼 아니꼽다. 너는 유달리 고깃덩이를 선호했다. 정육점에서 뭉텅이로 잘라 온 아직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홍두깨살을 보는 네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네 몸 위에 던져진 제물을 향해 너는 사악한 뱀처럼 혀를 내밀어 그 뜨거운 피를 빨아들인다. 너의 몸과 더불어 뒹굴던 다른 매운 몸들이 질투로 활활 타오른 내 손에 의해 으깨어지고 짓이겨진다. 선창가의 비릿한 심장들이 파닥이며 너의 가슴팍에 안겨들 때 네 입가에 번지는 야릇한 미소가 부아를 치밀게 한다. 너는 근본을 속일 수 없는 원초적 카사노바! ..

수필 읽기 2021. 12. 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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