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 정호경
요즘의 항구 풍경은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항구에서 멀어져 가는 여객선을 향해 흔드는 애달픈 눈물의 손수건도 보이지 않게 되었고, 그에 화답하는 구슬픈 뱃고동 소리도 사라져버렸다. 이별을 흔드는 눈물의 손수건 대신 휴대폰이 그 역할을 대신 하게 되어 떠나도 옆자리에 더 가까이 있게 만들어 주었고, 떠나고 보내는 사람들의 콧등을 저리게 만들던 뱃고동 소리는 소음 공해의 견제로 소리 없이 운송의 책무만 다하고 있을 뿐이다. 고도의 물질문명은 인간의 낭만과 그리움과 향수의 정감을 말끔히 앗아가 버렸다. 여수의 국동 일대의 선착장에는 수백 척의 크고 작은 어선들이 낮이나 밤이나 움직이지 않고 매달려 있다. 잠수기조합 주변으로는 잠수부들의 잠수작업으로 잡아 올린 해삼이며 개불 그리고 전복이며 새꼬막 등을 실어 ..
수필 읽기
2020. 12. 30. 08:37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