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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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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 / 황선유 (1)
핏줄 / 황선유

갓 태어난 손녀는 첫 눈에 제 어미를 닮았다. 며칠 후에는 반드러운 얼굴선이며 아이한테서도 보이는 함초롬한 분위기가 제 외할머니까지 닮아있다. 외탁을 한 것이다. 솔직히 나는 흡족했다. 딱히 밉단 말을 들은 기억은 없지만 처진 눈, 툭진 볼 살, 짱구와 곱슬머리의 내 얼굴이 내 맘에 안 들었다. 거기다가 쓸데없이 튼튼한 다리통도 영 못마땅했다. 큰아들이 그만 나를 닮았다. 예닐곱 살이었나. 아들을 목욕시키던 남편이 너 꼭 엄마 닮았다고 하니 “아빠, 엄마 목욕시켜 봤어요?” 하더란다. 막연히 나와는 다른 생김새에 호감이 가곤 했다. 당연히 외까풀의 가늘가늘 초강초강한 며느리가 내 맘에 들었다. 못 본 사이 훌쩍 자란 손녀는 낯이 선 할머니 앞에서 잠시 쭈뼛거렸으나 이내 표정을 풀고 안겨왔다. 살빛 뽀얀 ..

수필 읽기 2022. 6. 1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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