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제삿밥 / 안연미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민속박물관을 둘러보고 월영교를 건넌다. 조선 시대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연이 깃들어 있는 나무다리이다. 먼저 떠난 지아비를 그리워하는 여인의 애틋한 절규를 아는지 모르는지 강물은 바람 따라 유유자적 노닌다. 다리 마주한 저편에 밥집이 보이는 것을 보니 마침 점심때인 것을 알리는 듯하다. 안동 하면 헛제삿밥이지 하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기와를 올려 고풍스러운 두 밥집이 나란히 이웃해 있다. 다정해 보이는 모습이 과연 선비의 고장답다. 어느 집이나 내가 살던 고향의 옛집을 닮았다. 자리에 앉자 밥보다 먼저 구수한 숭늉이 나온다. ‘숭늉’이라는 말 그 자체가 예스럽다. 숭늉은 제례를 행할 때 반드시 뒤따르는 물이다. 옛날에는 ‘익은 물’이라 해서 숙수라고 불렀다. 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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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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