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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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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好喪 / 김경순 (1)
호상好喪 / 김경순

호상이라고 했다. 여든여섯 해를 살다간 아버지가 한 평 남짓한 집에 드신 날 사람들은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던졌다. 지난밤 아버지는 자정을 몇 분 남기지 않고 먼길로 떠나고 마셨다. 추석을 사흘 앞둔 터라 장례는 짧은 삼일장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마른 고춧대 위에 수북이 쌓인 아버지의 옷가지에선 망자의 혼인 양 습한 연기가 스물스물 기어 나오고 있다. 매캐한 연기는 어머니의 눈가를 뭉그대다 이내 아버지가 소싯적 뛰놀던 마을 쪽으로 몸을 비튼다. 연기는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또 그 할아버지 할머니 혼백이 모셔진 마을 위쪽의 사당을 향해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상을 치르는 내내 말씀이 없던 어머니의 입술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자 집도 잘 찾네 그랴. 거기가 당신 집인 줄은 잘도 아..

수필 읽기 2021. 4. 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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