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大邱十景
대구가 낳은 조선시대의 문장가 사가 서거정(四佳 徐居正) 선생은 일찍이 대구의 명승 10곳을 골라 대구 10경(大邱十景)이란 시를 남겼다. 500년 전의 오래된 것이어서 현재 모습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 당시 우리 대구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대구십경은 거의가 경승과 풍광을 노래하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국태민안의 기원을 담고 있어 서거정 선생의 애민정신을 살피게 한다.
(주) 컴퓨터에 없는 한자(漢字)는 한글로 타자함.
琴湖泛舟(금호범주) 금호강의 뱃놀이
琴湖淸淺泛蘭舟(금호청천범난주) 금호강 맑은 물에 조각배 띄우고
取此閑行近白鷗(취차한행근백구) 한가히 오가며 갈매기와 노닐다가
盡醉月明回棹去(진취월명회도거) 달 아래 흠뻑 취해 뱃길을 돌리니
風流不必五湖遊(풍류불필오호유) 오호가 어디더냐 이 풍류만 못하리
* 蘭舟:목련으로 만든 조각배, 取此:차츰, 점차, 五湖:중국에 있는 5개의 큰 호수
笠巖釣魚(입암조어) 입암에서의 낚시
烟雨空몽澤國秋(연우공몽택국추) 이슬비 자욱이 가을을 적시는데
垂綸獨坐思悠悠(수륜독좌사유유) 낚시 드리우니 생각은 하염없네
纖鱗餌下知多少(섬린이하지다소) 잔챙이야 적잖게 건지겠지만
不釣金驚鉤不休(부조금오조불휴) 금자라 낚지 못해 자리 뜨지 못하네
* 笠巖은 중구 봉산동 215번지에 있는 속칭 건들바위. 큰 바위 위에 작은 바위가 얹혀 있는데 건드리면 건들건들 한다고 건들바위. 높이 3m, 너비 1.6m
* 空몽:이슬비가 보얗게 내리거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어둠침침함, 垂綸:낚시 줄을 늘어뜨림, 纖鱗:작은 물고기, 金驚:금자라
龜峀春雲(귀수춘운) 거북산의 봄 구름
龜岑隱隱似驚岑(귀잠은은사오잠) 거북뫼 아득하여 자라산 닮았고
雲出無心亦崙心(운출무심역유심) 구름 토해냄이 무심한 듯 유심 한 것이
大地生靈方有望(대지생령방유망) 온땅의 백성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可能無意作甘霖(가능무의작감림) 가뭄에 단비 만들어 주려 함이네
* 龜岑은 중구 봉산동의 제일여중이 있는 連龜山(연귀산)
* 鰲岑:신선이 산다는 중국의 산, 生靈:백성, 甘雲:오랜 가뭄 뒤 내리는 장마
鶴樓明月(학루명월) 금학루의 밝은 달
一年十二度圓月(일연십이탁원월) 일년에 열두 번 둥근 달이야 뜨지만
待得中秋圓十分(대득중추원십분) 기다리던 한가위 달 한결 더 둥그네
更有長風추雲去(갱유장풍추운거) 긴바 람 한바탕 불어 구름 쓸어내니
一樓無地着纖분(일루무지착섬분) 누각에 티끌 한 점 붙을 자리 없네
* 鶴樓는 금학루(琴鶴樓). 중구 대안동 50번지 일대에 자리잡고 있던 객사인 구 달성관(達城館)이었으나 현재는 없어졌다.
* 纖분:먼지, 티끌, 흉한 기운
南沼荷花(남소하화) 남소의 연꽃
出水新花疊小錢(출수신화첩소전) 새로 나온 연꽃 포갠 동전 같더니
花開畢竟大於船(화개필경대어선) 꽃 다 피고 나니 배보다 더 크네
莫言才大難爲用(막언재대난위용) 감 커서 쓰기 어렵다 말 것이
要遣沈아萬姓전(요견심아만성전) 고질병에 긴히 써서 온 백성 고치리
* 南沼란 남쪽 못이란 뜻인데 지금의 성당못(聖堂池)을 이른 듯하다.
* 小錢:청나라 때 쓰던 황동전(黃銅錢), 深아:고질병, 萬姓전:만백성의 병을 고침
北壁香林(북벽향림) 북벽의 향림
古壁蒼杉玉삭長(고벽창삼옥삭장) 옛 벽에 푸른 측백 옥창 같이 자라고
長風不斷脚時香(장풍부단각시향) 그 향기 바람 따라 철마다 끊이잖네
慇懃更着栽培力(은근갱착재배력) 정성 드려 심고 가꾸기에 힘쓰면
留得淸芬共一鄕(유득청분공일향) 맑은 향 온 마을에 오래 머무리
* 北壁香林은 동구 도동 180번지 일대에 자생하는 측백나무(대구천연기념물 제1호)
* 玉삭:옥으로 된 창, 淸芬:맑은 향기, 깨끗한 덕행
桐華尋僧(동화심승) 동화사의 중을 찾음
遠上招提石逕層(원상초제석경층) 멀리 절로 가는 좁은 돌층 길
靑藤白襪又烏藤(청등백말우오등) 푸른 등나무 하얀 버선 검은 지팡이
此時有興無人識(차시유흥무인식) 이흥을 누가알라 남들은 모를 것이
興在靑山不在僧(흥재청산부재승) 청산에 취해서 찾을 중 잊었네
* 招提:절, 사찰, 靑藤:푸른 등나무, 白襪:흰 버선, 烏藤:검은 등나무, 검은 꼬부랑 지팡이
櫓院送客(노원송객) 노원에서의 송별
官道年年柳色靑(관도년년류색청) 한양 길 버들잎은 해마다 푸르고
短亭無數接長亭(단정무수접장정) 줄 이은 주막들이 길게도 늘어섰네
唱盡陽關各分散(창진양관각분산) 이별의 노래 그치고 흩어진 뒤에는
沙頭只臥雙白據(사두지와쌍백거) 빈 술병만 짝이 되어 모래밭에 딩구네
* 櫓院은 大櫓院의 약칭, 당시 대구의 북쪽 관문인 대노원 앞이 八達津(팔달진;팔달교가 놓이기 전의 금호강 나루)이어서 이별과 만남의 애환이 교차되던 곳이다.
* 短亭長亭:작은 숙사와 큰 숙사. 옛날에 五里마다 단정을, 십리마다 장정을 두었음. 陽關:중국의 관문 이름으로 송별의 뜻을 나타냄
公嶺積雪(공영적설) 팔공산에 쌓인 눈
公山千丈倚峻層(공산천장의준층) 팔공산 천길 높이 가파르게 솟고
積雪漫空沆瀣澄(적설만공항해징) 쌓인 눈 하늘 가득 이슬 되어 맑구나
知有神祠靈應在(지유신사영응재) 사당 모시니 신령님 응감 있어
年年三白瑞豊登(연년삼백서풍등) 해마다 서설 내려 풍년을 점지하네
* 沆瀣:이슬기운, 三白瑞:정월에 오는 서설, 豊登:오곡이 많이 잘 여묾, 풍작
砧山落照(침산낙조) 침산의 저녁노을
水自西流山盡頭(수자서류산진두) 물줄기 西로 흘러 산머리에 닿고
砧巒蒼翠屬淸秋(방만창취속청추) 침산의 푸른 숲은 가을 정취 더하네
晩風何處春聲急(만풍하처춘성급) 저녁 바람 타고 오는 방아 소리는
一任斜陽搗客愁(일임사양도객수) 노을에 젖은 나그네 시름 애끓게 하네
* 砧山은 지금의 침산공원
* 蒼翠:푸른빛, 春聲:방아나 절구 찧는 소리
'습득 코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가 되는 60가지 지혜 / 인터넷 (0) | 2008.06.09 |
---|---|
때죽나무와 오디 (0) | 2008.06.09 |
(19금) 신비의 섬 (0) | 2008.06.05 |
구루정기 / 김육 (0) | 2008.05.23 |
계주문(戒酒文) / 정철 (0) | 2008.05.15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