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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면 배울 수 있는 문자
똑똑한 사람은 하루아침에 깨우칠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
智者不崇朝而會, 愚者可浹旬而學.
지자불숭조이회, 우자가협순이학.
정인지(鄭麟趾 1396-1478)〈훈민정음 서문〉,《훈민정음(訓民正音)》
[해설]
1446년에 세종대왕은 문자 훈민정음과 함께 그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책 《훈민정음》을 세상에 반포합니다. 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이제는 세계적인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첫머리에 “나랏말씀이 중국에 달라”로 시작되는 세종대왕의 서문이 백성을 사랑하는 한글 창제의 정신을 담고 있다면, 이 책 말미에 실려 있는 정인지의 서문은 한글의 효용성과 간편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인지는 한글의 특징 중에 하나로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모두 기록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글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기 쉽다는 것입니다. 24개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는 간단한 원리만 배우면 한글을 누구나 쉽게 익히고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열흘 정도만 열심히 배워도 문자생활이 가능한 것이 바로 한글입니다. 덕분에 일반 백성들과 부녀자들까지도 한글을 통해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 한글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문해율이 40대 이하 젊은층에서는 거의 100%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정보통신 시대에 들어 한글은 기계적 처리면에서도 다른 문자에 비해 아주 효율적입니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발달하게 된 데에는 한글의 역할도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한글의 세계화가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자신들의 문자를 가지고 있지 못한 지구 곳곳의 소수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를 비롯한 각 단체에서 이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길 기대합니다.
글쓴이 : 최채기(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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