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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훈(內訓)에서

부흐고비 2010. 10. 27. 08:05

 

내훈(內訓)에서


언행장(言行章)

이씨여계(李氏女戒) 에 이런 말이 있다.
"마음에 간직함이 정(情)이요 입에 냄이 말이니, 말은 영(榮)과 욕(辱), 친(親)과 소(疏)의 관계가 좌우되는, 문의 돌쩌귀같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능히 굳은 사이를 헤어지게도 하며, 뜻이 다른 사람을 모이게도 하며, 원망을 지으며 원수를 짓게도 하니, 크게는 나라를 망치며 집안을 망치고, 적게도 오히려 육친(六親)을 이간시켜 헤어지게 한다.
이러므로 어진 여자가 입 삼가기는 부끄러움과 헐뜯음을 부를까 저어해서이니, 혹시 어른 앞에 있거나, 혹시 고요한 데 있거나, 잠시도 대답하는 말을 거슬리거나 알랑거리는 말을 내지 않으며, 생각해 보지 않은 말은 하지 않으며, 장난치는 일은 하지 않으며, 지저분한 일에 얽히지 않으며, 혐의 받을 일에 끼이지 아니한다."


혼례장(婚禮章)

<혼의(婚儀)>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혼인의 예는, 장차 서로 좋아하는 성(姓)이 다른 두 사람이 어울려서, 위로는 종묘를 섬기고 아래로는 후세에 자손을 잇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군자가 귀하게 여기니, 이래서 혼인례에 납채(納采), 문명(問名), 납길(納吉), 납징(納徵)이 있다. 그런 다음, 신랑 집에서 사람을 시켜 청기(請期)하러 오면 색시 집에서 혼인을 도맡아하는 혼주(婚主)가 먼저 사당에 돗자리를 펴고 상을 놓은 뒤에 색시의 부모가 문 밖에 나가 절하고 맞아들이면 들어가서 서로 읍(揖)하여 인사하고, 사양하면서 올라가, 사당에 앉아 신랑 집에서 전하는 명(命)을 듣게 된다. 이 모든 것은, 혼인의 예를 공경스럽고 삼가며 소중하게, 또 바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공경스럽게 삼가며, 소중하고 바르게 한 뒤에야 친애함이 예의 기본 원칙이니, 이렇게 함으로써 남편과 아내의 구별을 이루어서 부부의 의를 세우게 된다. 남편과 아내의 구별이 있은 뒤에야 부부의 의가 생기고, 부부의 의가 있은 뒤에야 아비와 아들이 정다움이 있고, 아비와 아들이 정다움이 있은 뒤에야 임금과 신하가 제 위치를 바로잡게(임금은 임금 노릇을, 신하는 신하 노릇을 제대로 함) 되니, 그러기에 혼인례는 예(禮)의 근원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돈목장(敦睦章)

여교(女敎) 에 다음과 같이 일렀다.
"맏며느리와 작은며느리는 형제와 같으니 정이 도탑기 남 같을 수 없다. 더러 어진 이를 만나면 감동하고 사랑하여, 힘써 어진 일을 하되 더불어 늙기를 기약하기도 하고, 더러 모질고 사나운 사람을 만나 망령된 생각만 서로 더 하거든 오직 자기의 잘못됨만 알아야 하니, 어느 겨를에 남을 구제하겠는가.
두 억셈이 함께 싸우면 반드시 하나가 꺾이느니, 대응하기를 부드럽게 해야 자기의 어짊을 완전히 할 것이다. 내 오직 온순 공손하게 행동하고, 성내어 업신여김을 그럴 만하게 여기며, 내가 오직 먼저 베풀고 그 갚음을 구하지 말아야 하니, 조그마한 이(利) 끝을 다투어 지극히 가까운 붙이를 어기게는 말아야 한다. 지극히 가까운 붙이는 얻기 어려우니, 이(利)를 어찌 족히 취하리요.
목숨이 짧을지 길지를 미리 거슬러 헤아릴 수 없으니, 힘으로 빼앗아 둔들 뒤에 누가 이을 줄 알리요. 두루 모여 백 년이 잠깐 사이에 지나가나니, 장점(長點)을 다투며 단점(短點)을 다투어 무엇을 하려 하는가."

증자(曾子)는 이렇게 말했다.
"친척이 좋아하지 않거든 잠깐도 밖의 사람과 사귀지 말며, 가까운 이를 친하지 못하였거든 잠깐도 먼 데 사람을 구하지 말며, 작은 일을 살피지 못하였거든 잠깐도 큰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므로 사람의 삶이 백 년 동안에 병 있으며, 늙을 때와 어릴 때가 있으니, 군자는 가히 다시 못 할 것을 생각하여 먼저 행한다. 친척이 이미 없으면 비록 효도하고자 한들 누구에게 효도하며, 나이가 이미 늙으면 비록 우애하고자 한들 누구에게 우애하리요. 이런 고로 효도하고자 하여도 못 미침이 있으며, 우애롭고자 하여도 뜻밖에 못 할 때가 있다 함이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유개(柳開)가 말했다.
"아버님이 집안을 다스리시되 효도하며 또 엄하게 하시더니, 초하루와 보름에 아우며 며느리들이 대청 아래서 절을 한 뒤, 곧 손을 위로 들고 얼굴 숙여 훈계를 들었는데, 그 말씀은 '사람의 집에 형제 우애 없지 않은 이 없건마는, 다 며느리 얻어 집안에 들어옴으로써 다른 성(姓)이 서로 모여 장단점을 다투게 된다. 가만가만한 헐뜯음이 날로 들려 자기 몫의 살림만을 유달리 생각하여, 마침내 배반하고 거슬림에 이르러, 한데 살지 않고 네 집 내 집을 갈라 분가(分家)하여 미워하기를 도둑이나 원수같이 하니, 이는 다 너희 부인의 저지른 바이니라. 남자 속(마음)이 굳은 이, 몇 사람이나 능히 아내의 말에 혹하는바 아니 되는가. 내가 본 것이 많으니 너희들은 어찌 이런 일이 있겠는가."였다. 이에 물러 나와 두려워서 조금도 불효한 일을 내지 아니하니, 이후 우리는 능히 집안을 오롯하게 보존할 수 있었노라."

소혜왕후(昭惠王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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