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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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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웅 시인 (3)
권대웅 시인

쓰봉* 속 십만원 / 권대웅 "벗어놓은 쓰봉 속주머니에 십만원이 있다"//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무슨 큰 비밀이라도 일러주듯이/ 엄마는 누나에게 말했다/ 속곳* 깊숙이 감춰놓은 빳빳한 엄마 재산 십만원/ 만원은 손주들 오면 주고 싶었고/ 만원은 누나 반찬값 없을 때 내놓고 싶었고/ 나머지는 약값 모자랄 때 쓰려 했던/ 엄마 전 재산 십만원// 그것마저 다 쓰지 못하고/ 침대에 사지가 묶인 채 온몸을 찡그리며/ 통증에 몸을 떨었다 한 달 보름/ 꽉 깨문 엄마의 이빨이 하나씩 부러져나갔다/ 우리는 손쓸 수도 없는 엄마의 고통과 불행이 아프고 슬퍼/ 밤늦도록 병원 근처에서/ 엄마의 십만원보다 더 많이 술만 마셨다// 보호자 대기실에서 고참이 된 누나가 지쳐가던/ 성탄절 저녁/ 엄마는 비로소 이 세상의 고통을 놓..

시詩 느낌 2021. 10. 9. 05:01
향일암의 달 / 권대웅

스무 살 적. 내 꿈은 이 땅 대한민국, 코리아에서 멀리 떠나거나 머리를 깎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전두환이 싫었고 취직이 안 되는 이 나라가 미웠고 떠나간 사랑이 너무 슬펐다. 남쪽으로 가고 싶었다. 지구 최남단 끝 우수아이아,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싶었다. 등 뒤로 지구가 아닌, 인간들이 살고 있지 않은 저 바다 너머 미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루 종일 바다를 바라보다가 등대불이 켜질 무렵 부둣가 술집으로 가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술집 여자와 탱고를 추며 취하고 싶었다. Don't Cry For Me Argentina! 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가도 가도 끝없는 남미 들판을 달리는 트럭 운전수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외로워지면 문득 떠나간 사랑이 그리워..

수필 읽기 2021. 10. 9. 05:00
나의 시 나의 삶 / 권대웅

1. 축구공이 흘러오듯이 삶이라는 경기에서 찬스는 수시로 온다.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할망정 흘러들어오는 찬스를 보면서도 가만히 있거나 매번 놓치는 사람을 보면 죽비로 그 졸고 있는 영혼을 내리쳐주고 싶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 밥벌이 앞에서 징징거리거나 투덜거리지 말아야 한다. 숭고해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배가 고프고 가난했던 날들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갈망하다! 열망하다! 갈구하다! 간절하다! 그렇게 살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나는 가난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시인이 가난하기도 하고 적당히 게을러야지! 아니다. 그것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가난하고 게으르고 시인입네 술로 살고 독설하고 꼬이고 뒤틀려 있으면 그것은 시인이 아니다..

수필 읽기 2021. 10. 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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