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 안영순
저녁 산책길에 금계국을 만난다. 산기슭이 물감을 들인 듯 노란색이 일렁인다. 큰 키에 쭉 뻗은 몸매가 이국적이다. 어린 시절엔 못 보던 꽃이다. 그럴 것이 그들의 고향은 북아메리카란다. 무슨 연유로 한국으로 이민 와 다문화 가족이 되어 살고 있을까. 노란 꽃받침과 검은 씨방은 해바라기의 동생일 것 같은 엉뚱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잔디와 클로버 사이에 숨은 듯 피어있는 동색의 민들레가 가엽게 보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낸다 했던가. 잔뜩 주눅이 든 모습이다. 엎드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개망초의 큰 키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개망초 꽃은 나름 당당한 모습이다 비록 꽃잎은 작아도 금계국 키와 비슷해서인지 전혀 기가 죽지 않는다. 잎사귀도 거의 비슷하다. 꽃 크기와 색깔만 다를 뿐이다. 닮은 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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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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