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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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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 정성희 (1)
머리카락 / 정성희

제10회 동서문학상 은상 거울 앞에서 빗질을 한다. 처음에는 대담하고 큰 동작으로, 그 다음에는 작고 세밀한 손질로 머리를 빗는다. 유난히 숱이 많고 긴 탓인지 아무리 다듬어도 이내 헝클어지고 만다. 여러 번의 쓰다듬 끝에 깔끔한 정도는 아니지만 남들 눈에 지저분하지 않을 만큼 가지런한 모습이 되어간다. 참빗으로 골이 생기지 않게 촘촘히 쓸어내려진 머리카락이 피부에 닿는 것을 느끼며 얼굴 주위를 감싼다. 그 흑단의 물결 속에 두 눈을 담그면 검은 머리칼은 큰 파도가 되어 살아있는 내 주위의 모든 의식을 움켜쥔다. 곱슬곱슬한 머리, 구불구불한 머리, 삐죽삐죽 세운 머리, 땋아 늘인 머리, 손바닥처럼 매끄러운 민머리... 출렁이는 바다 안에 그 길이와 올의 굵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모양이 만들어지는 컴컴한..

수필 읽기 2022. 3. 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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