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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이야기 / 이호상 (1)
멧돼지 이야기 / 이호상

어렸을 때 고향에는 멧돼지의 습격을 받아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사람이 있었다. 젊어서부터 산짐승 잡기를 익혔다. 짐승들이 잘 다니는 길목을 짚어 산 구석구석에다 덫이나 올가미나 낚시를 설치하였다. 하루에 한 번씩 순회하면서 걸려 죽은 짐승들을 수거하였다. 족제비, 너구리, 오소리나 여우는 창자와 살코기와 뼈를 발라내어 고기는 먹고 모피를 말려 팔았다. 노루와 멧돼지는 고기를 팔았다. 마흔다섯에 일을 당하기까지 이십여 년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짐승들을 그 사람이 죽였다. 그날도 길목을 살피러 산을 돌다가 멧돼지 한 마리가 올가미에 걸려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큰 송아지만 하였다. 그는 희색이 만면하여 혼자 소리를 질렀다. 올가미를 벗기니 아직도 몸이 식지 않았다. 그는 지게에다 실으려고 있는 힘을 ..

수필 읽기 2021. 3. 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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