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향로 / 김병락
결국 이게 올 줄이야. 돌이켜봐도 요번 일은 결정을 잘한 것 같다. 제사 때 결 고운 목 향로를 보고 아마 가족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을 거다. 조상께서도 “정말 잘했네.” 하시며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향을 타고 방안에 가득하리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봐도 옴팡진 갈색 나무가 반들반들한 게 대견스럽다. 누가 들으면 참 한심스럽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나대로 이리 흥분하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상품권이 하나 생겼다. 만 오천 원권이다. 제품을 살 때 덤으로 끼워주는 것이다. 그걸로 인해 지난번 대형마트엘 한번 갔었는데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고 성과 없이 끝나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이다. 꼭 결판을 내겠노라고 다짐하고 집을 나섰다. 얼마 되지도 않는 금액인데 꼭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꽤 신경이 쓰인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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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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