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난蘭 / 김경실
우수가 지났는데도 봄은 아직 멀리 있다. 우리 아파트에 난실은 별도로 없어도 따뜻한 실내가 겨우내 산실 역할을 해주어서인지 춘란이며 풍란, 춘백 그리고 내 키만큼이나 자라 잘생긴 연산홍이 환희의 폭개를 하여 온 집안에 꽃향기가 분분하다. 연산홍은 실내를 붉게 물들이고 이제사 가쁜 숨결을 고르는 듯 든든하고 화려한 자태까지 돋보인다. 진분홍과 조화를 잘 이루는 온시디움은 우선 꽃모양이 특이하여 눈길을 끈다. 노란 물이 묻어날 듯 곱디고운 색에 한 장으로 된 꽃입술 위로 꽃의 설판은 진한 와인빛을 띠었고 작은 꽃잎 두 장이 벌의 형상을 한채 붙어있다. 잎이 두껍고 넓은 호접란은 꽃이 대접 모양을 한채 큼직하여서 제일 먼저 눈에 든다. 향은 없어도 꽃잎이 핑크빛을 띠어 사랑을 느끼게 하는데 뉘를 그리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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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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