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 한상 / 김신희
‘전주식당’이어서 전주에 있어야 하고 ‘서울식당’이어서 서울에 있는 건 아니다.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밥집이름이다. 세월이 비껴간 도심 속 달동네처럼 예나 지금이나 매양 같은 모양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는 가끔 이런 밥집을 간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내 아련한 시간들이 머물러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움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허름한 식당 구석자리에 앉아 백반 한 상을 기다리는 잠시잠깐의 그 시간이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그 편안함이 내 안의 상념의 조각들을 불러낸다. 어머니가 차린 두레상. 두레상에 둘러앉은 가족들과의 기억들이 따뜻하다. 늘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 아침. 아궁이에 장작 타는 냄새며 활활 타오르는 불꽃. 무쇠솥에서 뿜어내는 흰 포물선은 하루의 시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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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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