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검색하기 폼
  • 분류 전체보기 (3258)
    • 시詩 느낌 (450)
    • 수필 읽기 (2133)
    • 습득 코너 (666)
  • 방명록

수선화 / 이효석 (1)
수선화 / 이효석

내가 만약 신화 속의 미장부(美丈夫) 나르키소스였다면 반드시 물의 정(精) 에코의 사랑을 물리치지 않았으리라. 에코는 비련에 여위고 말라 목소리만이 남았다. 벌로 나르키소스는 물속에 비치는 자기의 그림자를 물의 정으로만 여기고 연모하고 초려하다가 물속에 빠져 수선화로 변하지 않았던가. 애초에 에코의 사랑을 받았던들 수선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수선화에 미치는 자 없으나 유래와 전신(前身)이 슬픈 꽃이다. 애잔한 꽃 판과 줄기와 잎새에 비극의 전설이 새겨져 있지 않은가. 이왕 꽃으로 태어나려거든 왜 같은 빛깔의 백합이나 그렇지 않거든 장미로나 태어나지 못하고 하필 수선이 되었을까. 쓸쓸하고 조촐하고 겸손한 모양. 기껏해야 창 기슭 화병에서나 백화점 지하실 꽃가게에서 볼 수..

수필 읽기 2020. 11. 24. 08:44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