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맛과 인생 / 차하린
술통에 귀를 대어본다. 톡 톡, 와글와글, 보글보글,... 잠결에 들려오는 낙수물 소리 같기도 하고, 깊은 산골짜기 어느 모퉁이에 졸졸 흐르는 얕은 물소리 같기도 하고, 저녁 때 가족을 기다리며 끓이는 찌개 소리 같기도 하다. 지난여름, 백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관광전을 보러 갔다. 그곳에서 인스턴트처럼 물만 부으면 술이 만들어지는 작은 플라스틱 통을 보았다. 술 만드는 방법이 까다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이었다. 나도 쉽게 만들 수 있겠다 싶어 두 통을 샀다. 통에는 누룩과 마른 지에밥이 분량대로 들었다. 술 제조를 홍보하는 사람이 한 통에는 국화와 구기자를 넣고 다른 통에는 오미자와 대추를 넣어 주었다. 집에 가서 그어준 눈금까지만 물을 부어 7일정도 숙성시키면 술이 된다고 했다. 술통 표지에 붙여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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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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