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처님 / 반숙자
우리 803호 병실은 3인용이었다. 봄부터 시름시름 팔 개월을 앓다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내가 을지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11월도 저문 늦가을이었다. 일주일에 걸친 종합 진찰결과가 담석증으로 판명되었으나 너무나 체력이 약해진 탓에 선뜻 수술 날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내 옆 두 침대에는 중2짜리 볼이 통통한 여학생과 50대 중반인 듯 싶은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모두 교통사고 환자였다. 우리는 금방 친했다. 그곳이 병원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인지 몰랐다. 어제는 801호실 환자가 위암 수술 도중 죽어 나갔다. 언제 어떻게 죽음이 내게 닥칠지 모르는 절박한 상태여서 환자들은 서로서로 따뜻했고 무사하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이 귀여운 소녀는 골이 좀 띵해도 내 옆에 와 기댔고 생리진통에도 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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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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