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와 o / 오은 너 O 맞지? 낯선 이의 목소리에 몸이 절로 쭈그러들었다. 당시 나는 벤치에 앉아 모든 생각은 일정 정도는 딴생각이라고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데로 쓰는 것이 생각이니까. 머릿속이 흔들려야 하니까. O 맞네, 맞아! 낯선 이가 느닷없이 손뼉을 치는 바람에 나는 흠칫 놀랐다. 낯섦과 느닷없음이 겹쳐 공포가 되었다.// 무방비 상태일 때는 별도리 없이 위축된다. 오후 두 시에도 그렇고 새벽 두 시에도 마찬가지다. 밝아서 부끄럽고 어두워서 무섭다. 위축된다고 밝히고 나니 몸뿐 아니라 마음도 덩달아 작아졌다. 위축될 때마다 나는 확신한다. 몸과 마음은 한통속이라는 사실을. 몸의 밀도가 낮아질 때마다 마음에도 숭숭 구멍이 날 것이라는 사실을.// O는 대답하지 않는다. 주저하는 기색도 없..
시詩 느낌
2021. 7. 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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