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시인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벌초, 하지 말 걸 / 유안진 떼풀 사이사이/ 패랭이 개밥풀 도깨비바늘들/ 방아깨비 풀여치 귀뚜라미 찌르레기 소리도/ 그치지 않았는데/ 살과 뼈를 녹여 키우셨을 텐데// 다 쫓아버렸구나/ 어머니 혼자/ 적적하시겠구..
시詩 느낌
2021. 5. 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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