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동서문학상 은상 겨울이 지나가는 바다는 부산하다. 끊임없이 물결을 만들어내는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얼굴에 부딪히는 갯바람이 봄을 재촉하듯 습습하게 불고 있다.군데군데 잔설이 남아 있는 건너편 해안 풍경도 이제 손에 잡힐 듯 정겹게 다가온다. 바알갛게 부서져 내리는 노을만이 숨죽인 채 밤을 기다리는 해안가의 건물에 엷은 실루엣을 드리우고 틈틈이 비어져 있는 공간마다 어둠을 채워 나간다.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 속에 파도 소리만이 질펀한 삶의 눈물이 되어 내 가슴에 자박자박 녹아들고 있다. 바다의 냄새에 한껏 취해 걷는데 뭔가 발에 툭 걸렸다.돌이다. 돌은 붉은 노을빛에 몸을 말리는 듯 길게 누워 있었다. 돌을 집어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보드라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는 이곳..
제11회 동서문학상 은상 아침부터 시작된 장맛비는 오후에 들어서면서부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장마가 시작된 지는 한참이나 지났지만 그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비다운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부터 나는 병실을 지키며 창밖을 주시하며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들을 바라보았다. 점점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더니 검은 어둠이 온 대지를 감싸 안았다. 어둠이 온 대지를 감싸듯 내 온몸과 영혼도 감싸는 듯하다. 마음속에 시작된 고통은 온몸으로 퍼져 육신의 고통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오랫동안 창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려 병실 침대에 삭정이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는 아버지에게로 향한다. 병실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옮기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빗줄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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