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정리 / 성은숙
소리로 듣기 베란다 창문을 열자 상큼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오월이다. 비 온 후라 모처럼 쪽빛 얼굴 내민 하늘과 앞산 싱그러운 숲이 상연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간밤에 깊은 잠을 못 이뤄 무지근한 기분을 가볍게 날려 보내는 듯 청량하다. 오늘은 꼭 만나리라. 일 년에 너더댓 번 만나 식사를 함께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속 깊은 지인을. 지난 모임에 못 나와 궁금했던 그녀를 만날 심사로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의 메시지가 이미 떠 있었다. 이심전심인가 하여 반가웠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5호실. 고 OOO" 눈을 의심하며 보고 또 확인했다. 오늘 만나고 싶었던 바로 그녀의 남편 별세를 알리는 부고였다. 이럴 수가. 돌로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현기증이 일었다. 다리가 풀리며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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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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