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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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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 장미숙 (1)
칼 / 장미숙

칼을 들었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칼이 번쩍, 뜨거운 빛을 뿜는다. 날카로운 날을 쓱, 한번 행주로 닦아준다. 다섯 손가락에 힘을 골고루 실어 칼자루를 잡는다. 칼자루가 손에 착 달라붙는다. 체온을 나눈 지 오래되었다는 뜻일 거다. 믿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친숙함에서 우러나는 편안함이기도 하다. 이젠 칼날을 허공에 놓을 시간이다. 수평으로 허공에 꽂힌 칼날, 냉정하다. 뭔가를 잘라야 할 때의 그 냉철함이 손끝에 전해진다. 칼의 본분은 자르는 것, 남겨야 할 것과 잘라내야 할 것의 차이를 분명히 아는 갈은 이지적이다. 가차 없이 잘라내 버리는 일에 익숙한 칼은 감정을 낭비하지 않는다. 지상으로부터 오 센티미터 허공에 걸린 긴 칼이 표적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다. 자신이 꽂힐 자리를 가늠하는 듯 섬세..

수필 읽기 2021. 6. 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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