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의 눈 / 장영희
나는 영화에 문외한이다. 또 나에게 영화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이제껏 본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은 영화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킹콩'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 줄거리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상 깊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은지 모른다. 킹콩은 내가 일부러 극장까지 찾아가서 본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이다. 그 영화를 본 날짜와 장소까지 정확히 기억한다. 1978년 1월 12일, 난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난 후, 시내의 한 극장에서 그 영화를 보았다. 그날은 모 대학에서 박사 과정 시험을 친 날이었다. 석사 졸업반이었지만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었고, 나의 모교에는 박사 과정이 개설되기 전이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것밖에 없었다. 응시자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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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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