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 이혜영
오랜만에 어머님이 사시던 집에 왔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오래 되었지만 집은 주인이 있는 양 온전하다. 나름 견고하게 지은 집이라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온기가 가신 지 이미 오래 되었으나 기둥은 예나 다름없이 기개를 펴고 있다. 마루 역시 세월의 흐름을 표면의 얼룩진 자국들로 감추진 못해도 저만큼에 앉아 계시던 어머님의 정취를 한껏 풍기고 있다. “이 마루 우리 집으로 옮기면 좋겠다.” 네모만을 고집하는 요즘의 아파트가 싫어 남편은 주택을 선호한다. 나 역시도 아파트의 폐쇄된 공간이 마땅찮아서 남편의 생각에 적극 동의한다. 다행이 여유로운 집터에 산 지 오래 되어 좁은 공간에 들면 답답함을 밀어내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 문득 거실 앞에 툇마루라도 놓고 싶은 욕심이 일어 남편에게 의견을 내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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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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