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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꿈꾸는 현대시
발췌 : 이승하 시인의「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성’」(2001)에서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작구 다라나고
울타리는 막우 자빠트려 노코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石榴꽃 낭기 낭기
하누바람 이랑 별이 모다 웃습네요
풋풋한 山노루떼 언덕마다 한마릿식
개고리는 개고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구비 江물은 西天으로 흘러 나려……
땅에 긴 긴 입마춤은 오오 몸소리친
쑥니풀 지근지근 니빨이 히허여케
즘생스런 우슴은 달드라 달드라 우름가치
달드라.
<서정주의 입마춤> 전문
따서 먹으면 자는 듯이 죽는다는
붉은 꽃밭새이 길이 있어
핫슈 먹은 듯 취해 나자빠진
능구렝이 같은 등어릿길로,
님은 다라나며 나를 부르고……
强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두 손에 받으며 나는 쫓느니
밤처럼 고요한 끌른 대낮에
우리 둘이는 웬몸이 달어……
<서정주의 대낮> 전문
보지 마라 너 눈물어린 눈으로는……
소란한 哄笑의 正午 天心에
다붙은 내 입설의 피묻은 입마춤과
無限 慾望의 그윽한 이 戰慄을……
<서정주의 正午의 언덕에서> 부분
땅에 누워서 배암같은 게집은
땀흘려 땀흘려
어지러운 나―ㄹ 업드리었다.
<서정주의 麥夏> 부분
크레오파투라의 피먹은양 붉게 타오르는 고흔 입설이다……슴여라! 베암
우리 순네는 스믈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흔 입슬……슴여라! 베암.
<서정주의 花蛇> 부분
薔薇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빛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벌거숭이 그대로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薔薇밭이다.
핏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며는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전영경의 薔薇> 전문
무엄한 달빛은 창틈으로 기어들고 모든 세상 진미 때문에
잠자리 맛 때문에
손길은 애정의 표시, 사시장춘 애정의 요구도 될 수 있는
근로와 숱한 거래에서
뻔뻔스럽기 한량없던 넓적다리 때문에
그의 가슴에서 저도 모르게 절구통같이 팍 퍼진 어깨팍 죽지를
그의 어깨팍 죽지에 얹으며
그의 안가슴에서
정복을 당했다는 쾌감과 함께
마주 닿은 입술과 입술은 한평생을 맹세하는 가무잡잡한 입술이기에
속되고 다급한 것인가.
열여덟 열아홉, 그리고 유두분면의 명월관 시절이나, 보따리
장수를 하던 어제나 지금이나, 악착같이 살 생각도 없었지마는
구태여 죽을 맛도 없어서
조심스럽게 조촐하게
다모토리 한잔과.
기웃기웃 흘러 다니다 보니 고집과.
주워섬긴 교양과.
애교와, 그리고 그리고 젖통을 드러내놓고.
소위 돈께나 있다는 것들과.
소위 벼슬아치나 얻어 한다는 것들과 소위 잘났다고 우겨대는
것들과 소위 낫살이나 처먹었다는 것들과 소위 오입께나 한다는
것들의 환상을 더듬으며 가슴을 쓱쓱 쓸기도 하다가
사내란 동물은 함부로 부르기 쉬운 이름이 아니라고.
<전영경의 金山月女史> 부분
그 고우시던 이마 위에 깍정이 손길을 가져가 보다가도 거울을 가까이 하다가도 다급한 허벅다리나 허리를 안아주던, 젖가슴을 쓱쓱 쓸어주던 허비던, 그 사나이들의 추억이나 닭의 다리 같은 것을,
<전영경의 續 金山月女史> 부분
하루 세 끼의 주식과 몸치장 때문에 원대한 목적 때문에
입술을 허락하고 젖가슴을 허락하고.
사마구를 달았다고 으시대는 꼴이 차마 보기 싫어서 치마저고리들과 속치마를 훨훨 벗어 던지고 몸까지 허락하는 결의에 살아온 꽃들.
<전영경의 尊敬하는 賣淫婦> 부분
당신은 나의 천사, 나의 생명은 대체로 지저분하고, 당신은 나의 사람, 나의 태양, 나의 전부는 어처구니없이 신파조 같은
나의 무엇들은 꺾어 서서
가운데 다리가 어떻고, 올라탈 수밖에 없는 배가 어떻고, 뾰족할 수 없는 모가 없는 현재가 어떻다는 쟁갭이 소리에
<전영경의 페페 르 목고> 부분
사내를 사지를 물어뜯던 젖가슴 사이로 주울줄 땀방울이 밑으로 하수도로 흐르면
히히 마이 따아링과 함께
<전영경의 다스 게마이네> 부분
비숍女史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進步主義者와
社會主義者는 네에미 씹이다 統一도 中立도 개좆이다
隱密도 深奧도 學究도 體面도 因習도 治安局으로 가라 東洋拓植會社, 日本領事館, 大韓民國官吏,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 부분
그것하고 하고 와서 첫 번째로 여편네와
하던 날은 바로 그 이튿날 밤은
아니 그 첫날 밤은 반시간도 넘어 했는데도
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그년하고 하듯이 혓바닥이 떨어져나가게
물어제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지간히 다부지게 해줬는데도
여편네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게 아무래도 내가 저의 섹스를 槪觀하고
있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똑똑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섬찍해서 그전의 둔감한 내 자신으로
다시 돌아간다
憐憫의 순간이다 恍惚의 순간이 아니라
속아 사는 憐憫의 순간이다
나는 이것이 쏟고 난 뒤에도 보통 때보다
완연히 한참 더 오래 끌다가 쏟았다
한번 더 고비를 넘을 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지독하게 속이면 내가 곧 속고 만다
<김수영의 性> 전문
여편네의 방에 와서 起居를 같이해도
나는 이렇듯 少年처럼 되었다
興奮해도 少年
計算해도 少年
愛撫해도 少年
어린놈 너야
네가 성을 내지 않게 해주마
네가 무어라 보채더라도
나는 너와 함께 성을 내지 않는 少年
<김수영의 여편네의 방에 와서> 부분
聖人은 妻를 敵으로 삼았다
이 韓國에서도 눈이 뒤집힌 사람들
틈에 끼어 사는 妻와 妻들을 본다
오 결별의 신호여
<김수영의 敵(二)> 부분
여자의 本性은 에고이스트
뱀과 같은 에고이스트
그러니까 뱀은 先天的인 捕虜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贖罪에 祝福을 드렸다
<김수영의 여자> 부분
우리 집 食母가 여편네 외출만 하면
나한테 자꾸 웃고만 있는 理由,
모르지?
<김수영의 모르지?> 부분
흥흥, 저를 사랑하시나이까, 閣下
거울 속으로
소파 밑 각하의 御手가 보이나이다
아이 간지러워, 숲이 부어올랐죠?!
뭐 民主主義니까
대낮에도 무방한 줄 아뢰나이다,
손가락으로 폭폭 우물을 파주사와요
깊이, 네, 더 깊이!
<이정기의 시집 『CJS孃의 사랑』에서>
“늬 숲은 고약한 고름 물밭이다
편작을 찾아가라.”
이렁구러 대감을 따르자니 오빠가 울고
오빠를 따르자니 나귀가 울어
대하증 홍수를 쏟으며
간다 간다
떠나간다 안개 속의 그 항구로
강변 제3로를 밤에 타고
두 방 오빠의 총알을 머리에 안고
동방 예의지국은
어둡고 먼 여행을 떠나 가안다.
<이정기의 시집 『CJS孃의 사랑』에서>
마개가 벗겨진 가슴의 두 언덕,그리고 아랫도리 살찐 수림 아래지열로 갈라져 벌어진 연못보드라운 입구에서는이 세상 가장 신비로운그녀의 온몸을 우리어내는 향기가그윽히 퍼져올라인간 오감을 황홀히 만들며너울너울 침실 기류를 타고일렁대는 촛불의 頭部를 쓰다듬으며鏡板天井을 향해 나른다
<이정기의 시집 『CJS孃의 사랑』에서>
타락한 八等美의 매춘부……퇴, 퇴!
'아아아 16세 복숭아 시절……
하긴 내 잘못이었다,
나는 기차를 타고
너는 골반을 꼬아대던 그날 밤
마악 잠이 들려는 이불 밑에서
나의 수렵하는 최초의 아직 껍질 덮인 총대를
명주같이 보드런 열 손가락으로,
할딱이는 숨소리와 함께
문질면서 비비면서
스며드는 달빛 지새는 새벽까지
어쩔 줄 모르고 좋아했지!?'
그래, 그래 잊을 수 없는 코로나 자가용……
…(중략)…
네가 각시라고 드러누워
치마폭을 걷어올린 바로 그 터전,
‘얌나’, ‘스르브노’구덩이의
두 支石의 입술 찢어진 사이로
버섯은 돌입하는 게다, 이 화냥년아!
<이정기의 시집 『CJS孃의 사랑』에서>
찬란할 法統을 보필할 이 땅에
행복의 沙卑 숲이 다시 우거지려면
하룻밤에 여섯 번씩 침대를 바꾸는
갈보 누예, 너는 죽어 썩어야 한다!
“불 끓는 煉獄에서 재회하자.”
“병신 육갑하네.”
탕! 탕! (오빠!)
<이정기의 시집 『CJS孃의 사랑』에서>
잎새는 겹살로 뭉친 계집의 궁둥이다.
밑동엔 남근처럼 처박힌 뿌리.
어디선가 이런 접촉 본 듯하여
속배기 들추던 손이 부끄러워진다.
<강우식의 배추> 전문
내 어깨를 와삭 물던 세 살배기의 흰 앞니,
꼭 고만큼씩한 꽃잎들이 모여 핀 꽃이
안개를 이루며 죽은 딸을 회상케 한다.
정관수술의 매듭을 풀고 애를 갖고 싶다.
<강우식의 안개꽃> 전문
빨치산에 겁탈당한 열아홉 내 누이다.
알몸 되어 소름 돋친 살갗을 떨다
모랫벌에 혀를 박은 내 누이다.
원통하게 핏빛으로 까 헤쳐진 밑구멍이다.
<강우식의 해당화> 전문
바람에 꺾이어진 줄기가 騎馬位를 취하고 있다.
눈물 때문인지 궁둥이를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양키놈 흘레붙이나 되어 살아가던 육이오 내 누님
다시 펴지지 않는 허리의 율동을 본다.
<강우식의 코스모스> 전문
생각해보면
꺼지지 않는 이 잠들지 않는 성욕의 한가운데
서울역 도동 어느 여관방 고마운 일이다
그녀가 그토록 늦게 나를 천장 끝까지 물고 늘어져준 일은
아이구 찢어져요 그녀는 나의 어깨를, 윽, 덥썩 깨물면서
(성욕은 이미 두 번째 거세되어 버린 우리들 선량한, 윽, 하루살이들의
하릴없는 자기 검열의, 윽, 비명) 더, 더, 더, 더 깊이요, 나는 그녀에게
만 원짜리 한 장밖에는 더 주지 못했지만
[이하 생략―자기 검열에 의함]
<박남철의 우리들의 변태성욕> 전문
길중은 밤늦게 돌아온 숙자에게 핀잔을 주는데, 숙자는 하루종일 고생한 수고도 몰라주는 남편이 야속해 화가 났다. 혜옥은 조카 창연이 은미를 따르는 것을 보고 명섭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모는 명섭과 은미의 초라한 생활이 안쓰러워……
어느 날 나는 친구집엘 놀러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친구 누나의 벌어진 가랭이를 보자 나는 자지가 꼴렸다.
그래서 나는…….
<황지우의 숙자는 남편이 야속해> 전문
아득히 솟는 여자의 유방과
아련히 빛나는 강남의 누드 위로
당당하게
말좆 같은 뱀이 기어올랐다
소름을 번쩍이며
좆 같은 뻣뻣함으로
여자의 젖무덤을 어루만지고
강남의 모가지를 잡아 흐느적거리고
여자의 입에 혀를 날름거리고
강남의 등허리를 기어내리고
태초의 낙원
여자의 무성한 아랫도리에 닿아
독재자처럼 치솟은 대가리를
강남의 아름다운 자궁에 박았다
<고정희의 뱀과 여자> 부분
입을 맞춰 줘… 음… 됐어… 이젠… 내… 보×를 핥아… 아… 기분이 좋아… 이리 와… 너의 성기를 빨고 싶어… 냄새가 좋아… 이젠 너의 것을 내 항문으로… 집어넣어… 그렇게… 아… 이번엔… 가죽 혁띠를 가져와… 나의 등을 때려… 더 세게… 세게… 세게… (중략) 끔찍이도 사랑하고 있다면… 내가 말한… 모든 것들을… 너는… 맛볼려고… 들 거야… 해… 하라니까…
<장정일의 늙은 창녀> 부분
―WXY 그려진 W.C 入口
非常口 같은 膣口
都市는, 아 고녀석 자지도 굵다
까만 데만 25㎝네, 이젠, 凱旋門도
疥癬, 改善, 개, 個個, 砲門도 이젠
이젠 揷入 以前에 끝났단다, 少女야
찢어지지 않아서 좋겠다, 좆 컸다
美童들아
<김영승의 반성 784> 부분
결혼 안 하세요?
여자가 묻는다.
킥킥, 결혼?
나는 딸딸이에 도가 튼 놈이요.
<김영승의 반성 699> 부분
형이상학적 사고 체계가 완벽한
나는 가끔 여자의 성기를 가리키는
우리나라 말 ‘보지’를 발음했을 때의
그 전무후무한 공명을 숙고해 본다.
생각해 보았는가
아무도 몰래 묵묵히
‘보지’를 발음해 보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불타나 예수의 모습을
<김영승의 반성 563> 부분
내가 그대의 性器를 처음 본 것은
지리상의 발견처럼
淸敎徒的인 淸貧한 기쁨이었다
그곳에 살았던 인디언을 몰아내고
나는 아마도 즐거워했을 것이다
<김영승의 반성 676> 부분
어제는 1992년 10월 28일 수요일.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믿는 소위 ‘휴거’ 예정일.
양념통말자지(씹)구이나 통말자지(씹)소금구이를 해서 내면 잘 팔릴 텐데.
<김영승의 권태 882> 부분
꼿꼿이 세우고, ‘게’의 안병(眼柄)처럼 부글부글 ‘게’처럼 거품을 물며 구멍에 들락날락 수음(手淫)을 하던.
슬슬슬슬슬슬…… 매맞아 버릇한 숫, 똥개처럼, 나는 아내, 그 화상(和尙)의 눈치를 살핀다. 아내는 무섭다. 아내는, 거안(擧案), 제미(諸未), 십(十)이다.
<김영승의 권태 7> 부분
여인이여, 생선회칼 든, 스타킹 뒤집어쓴 알몸의 비너스여, 살인자여, 여인이여, 색정광이여, 광란의 색골 신사임당이여, 거머리 같은 음핵, 낼름거리는, 혓바닥만한 새빨간 음핵의 사탄이여……
<김영승의 권태 548> 부분
실제로, 엉덩이를 까고, 내 야윈 두 다리를 타고 앉아 헥헥,//나로 인하여 기분 좋으소서.
<김영승의 권태 501>
남이 조터지는데 잠들어 있지 말자. 내가 조터지고 있는데 아내는 잠들어 있다. 좆, 터질 맛도 안 난다.
<김영승의 권태 18>
잘 벗겨지지 않아요
―제비(?)표 페인트
알아서 빨아줘요
―대우 봉(?) 세탁기
구석구석 빨아줘요
―삼성(?) 세탁기
빨아주고 비벼주고 말려주고
―금성(?) 세탁기
우리는 그이가 다 빨아줘요
잘 빨아주니 새댁은 좋겠네
―럭키 슈퍼타이
무엇이, 무엇을 의도적으로 빼는 이 광고에
우리는 무엇을 꼭 집어넣으라고 욕해야 할지
<함민복의 내 귀가 섹스 쪽으로 타락하고 있다>
비닐 장갑 낀 그분의 팔뚝이
자궁 속으로 어깨까지 들어가자
소는 어금니에 침을 물고
당구공만한 눈동자를 꿈벅꿈벅
자궁 속에 넣은 손을 움쩍거리던
그분은 라디오 안테나 같은 기구를 삽입했습죠
숫놈의 눈동자도 모르는 채
숫놈의 체취도 못 느껴본 채
숫놈의 몸무게도 견뎌보지 못한 채
…쓸 쓸 하 게…
숫놈에 대한 그리움이 희석되며
소는 성스러운 섹스를 마칩니다
<함민복의 인공수정> 부분
장작불 타오르는 페치카 옆,
백마에게 짓눌린 애마부인의 교성 디퍼 디퍼!
깊숙이, 더 깊숙이라 정확히 번역된 한글 자막은
올드 팬에게, 그 옛날 청계천 구루마 장사가 팔았던
빨간 책, 마분지 소설의 추억을 한아름 선사한다
<유하의 파리애마> 부분
외롭거나 쓸쓸한 사람은 누구라도 한 번쯤은 찾아드는, 저곳을
그 누가 낮씹하는 곳이라 부르겠는가 오예스 오예스 호텔 그린그래스
골프장의 잔디 위에서 단련된 허리, 푸른 잔디처럼 출렁이는 물침대
완곡하여라 호텔 그린그래스 어느새 저 불야성이
누에 같은 나마저 유혹한다 강력한 언어의 뽕을 먹인다
<함민복의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5> 부분
절망하기 위해 밥을 먹고/절망하기 위해 성교한다
<최승자의 시>
한여름, 햇볕에 바싹 달군 홑이불을 덮었다. 태양의 맨살이 나를 받아 안는다. 달큰한 살내음, 태양의 흑점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간다. 계란 노른자위처럼 말랑한 그곳으로 기분 좋게 눈을 감으며 내 알몸을 맡긴다. 풀먹인 햇살이 까칠까칠 가슴께를 더듬는다. 봉싯 솟아오른 봉우리. 서서히 온몸이 달아오른다. 감이 부풀고, 대추 열매가 부풀고, 사과가…… 머지않아 나의 정원엔 태양을 닮은 자식들 쑥쑥 쏟아져 나오겠지? 두둥실 떠오르는 한낮.
<김주혜의 동침> 전문
打樂音인지도 몰라
두드려서 울려내는 신음소리,
絃樂音인지도 몰라
간지려서 울려내는 웃음소리,
管樂音인지도 몰라
성대에서 떨려나는 목소리.
(…)
오랜 기다림 끝에 맨몸이 하나로 아우러
웃음과 울음과 신음이 범벅된
한밤의
情事.
<오세영의 情事> 부분
더위 먹은 수캐처럼 헐떡거리며
내가 여름 산에 당도하니
산은 이미 막달 찬 임부였다
간밤에 내린 비로 뒷물 막 끝낸
서늘하고 향긋한 몸내
홀리듯 계곡으로 몸 들이민다
(그럼 이내 �시한 허리 꿈틀
아무나 덥석 받아줄 줄 알았지?)
<임영조의 여름 산행> 부분
나는 밤마다 날개를 치며 날아간다,
누렇게 뜬 조갈의 들판과 江을 건너
힘없이 지쳐 누운 산맥들을 지나
맑고 푸른 공기 청정한 샘물처럼 용솟음치는
젊은 육체의 땅으로, 숲으로
나는 날아간다, 환희에 떠는 내 심장의 피가
솟고 꺼꾸러지며 폭발하는 하늘에서,
보다 더 멀리.
<이수익의 그리운 密林>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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