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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좋은 책과 독서5W1H

부흐고비 2008. 10. 2. 18:07

 

◇톱 탤런트 최진실씨 사망뉴스에 놀랐다. 불과 얼마 전에 안재환씨가 그랬는데 최씨도 자살로 알려진다. 점심을 먹으며 한 동료가 "자살은 사람의 실수 중에서 가장 큰 실수일 것"이라면서 "받을 줄만 알고 베풀 줄 모르는 세태가 낳은 결과"라고 말했다. 망자에 대한 측은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의 말에 일부 공감했다. 인명에 대한 나의 우매한 생각은 "人命在天, 健康在我" "自殺은 No, 死刑은 Yes"이다. 뭇사람들의 사랑을 다 버리고 홀로 떠난 최씨의 명복을 빈다. ◇오늘 아침 받은 이메일 중 하나가 독서에 관한 것이었는데 관심사항을 요약해 둔다.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사랑에 관한 시집이 좋

은 책일 것이다. 그는 시집을 읽으며 자신의 사랑을 더욱 즐기게 될 것이다.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는 슬픔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다. 외환위기 무렵 회사를 그만 두게 된 내게는 구본형 소장이 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큰 힘이 됐다. 책을 쓸 목적으로 독서를 할 때는 느낌이 다르다. '리더의 언어'란 커뮤니케이션 관련 책을 쓸 때는 제목만 보고 50권정도 되는 책을 구입하고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중 5분의 4는 맘에 들지 않았다. 책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내가 쓰고자 하는 내용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좋은 책은 내가 쓰려고 하는 주제와 일치되는 책이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이란 말이 있다.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유익하다는 말로 송 태종이 한 말이다. 동의한다. 하지만 책 외에 다른 정보전달 수단이 많아진 지금은 책도 다른 것과 경쟁을 해야 한다. 텔레비전, 오디오, 강연… 유익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좋은 책이란 유익하면서 동시에 재미가 있고 느낌이 있어야 한다. 읽기 쉽고 읽은 후 무언가 남는 책이다. 좋은 책은 끝까지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책이다. 이런 책을 찾았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좋은 책은 끌리는 책이다. 끌리는 것은 때에 따라 계속 바뀐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얘기해도 그 아젠다에 관심이 없으면 활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책도 현재 그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면 눈에 쏙쏙 들어온다. 내게 일어난 변화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나는 엔지니어에서 컨설턴트로 변신을 했다. 변신 초기에는 경영학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일정 공력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배고픔이 해소되자 경영학 책은 덜 읽게 되었다. 이상하게 심리학책에 맘이 끌렸다. 경영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역사로 옮겨가고 요즘은 개인의 삶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인터뷰 관련 책, 자서전, 평전 등을 많이 읽는다. 또 같은 책도 자신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청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울타리 사이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중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자기 집 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에 글을 읽는 것은 발코니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독서의 깊이가 체험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임어당의 말이다.

좋은 책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나는 소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지만 평생 좋은 책을 찾아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첫째가는 스승이 나의 부모님이었다면 둘째 스승은 책 읽기였다고 할 수 있다." 정주영 회장의 말이다. "독서는 내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그러나 독서가 준 더 큰 유익은 내 상상력을 늘 자극한다는 것이다. 나는 독서를 통한 상상력으로 오늘의 싱가폴을 만들었다. 지금의 싱가폴은 원래 내 독서 상상이 하나의 실체로 나타난 것일 뿐이다." 이광요 수상의 말이다. 이처럼 좋은 책이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책이다.

내가 아는 모 정형외과 의사는 고교시절 '양키는 돌아가라'란 카스트로 혁명을 다룬 책을 읽고 자발적 운동권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평생을 시립병원에서 근무했고 돈은 한 푼도 벌지 못했단다. 그렇지만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등산가 노구치 겐은 우에무라 나오키의 책을 탐독한 후 등산가를 결심했고, 교세라 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그 같이 될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저자인 잭 캔필드는 '이 세상 후의 세상(Life after Life)'라는 책을 읽었다. 무디 박사가 임사 체험에 대해 쓴 책이다. 실제 죽음의 문턱에 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인데 이 책을 보면 임사 체험에 뚜렷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날 이후 그는 명상, 기도, 독서, 타인을 위한 봉사 등 영적 활동을 추구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가 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도 그 일환이다.

은서(恩書)라는 개념이 있다. 은인처럼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책이다. 내게는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같은 책이 이에 해당한다. 당시 나는 공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근무시간, 배려 없는 상사, 적은 월급 등이 나를 괴롭혔다. 지금 힘든 것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지만 이런 생활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 하는 것이 나를 힘들게 했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이 책을 읽었다. 주도적(proactive)이란 말이 눈에 들어왔다. "삶에서 일어나는 사람이나 사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할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이 주도적인 삶이다."란 말에 눈앞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후 내 삶의 태도는 크게 바뀌었다. 그저 불평이나 하는 대신 그 안에 어떤 기회가 있는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책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책을 많이 구입하고 읽는 사람은 그에 비례해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발달한다. 그래서 더욱 독서를 즐긴다.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은 그런 안목이 없다. 그래서 고르는 책마다 실패를 해서 더욱 책과 멀어진다. 이게 세상의 비극이다. 거장의 공통점은 多作(다작)이다. 많이 그리고 쓰다 보면 고수가 되는 것이다. 책이 그렇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많이 구입하고 읽어봐야 한다.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실패도 맛보아야 한다. 내 경우 일년에 200권 정도의 책을 읽은 지 10년이 넘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목이 발달한다는 것을 느끼지만 아직 확률은 3할을 넘지 않는다. 그래도 만족한다.

기준 중 하나는 저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책은 무조건 산다. 소설가 최인호와 박완서의 신간이 그렇다. 구본형 소장 책도 좋아한다. 조선일보 명칼럼니스트 조용헌의 책도 대부분 구입한다. 법정스님의 책도 좋아한다. 외국인으로는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 제러미 리프킨, 로버트 치알디니, 팀 하포드의 책을 좋아한다. 대신 저자의 약력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뭘 하던 사람인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사람의 책은 읽기가 싫다.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출판사도 따지는 편이다. 저자가 확실한 경우는 다르지만 저자도 불확실한데 출판사까지 낯설면 의심을 하고 따져본다.

책을 고를 때 서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문은 저자가 책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핵심을 쓴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책은 서문만 읽어보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다. 주제 자체가 흥미롭고 관심이 가면 구입을 하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없거나 뻔한 소리를 하면 고르지 않는다. 역서의 경우는 역자 후기를 읽는다. 책의 활자크기와 두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씨가 작으면 아예 고르지 않는다. 너무 두꺼운 책도 사양한다. 대신 적당한 두께에 활자가 시원시원하면 가점을 준다.

책의 구입 경로도 중요하다. 책은 역시 내 돈을 주고 사야 한다. 내 경우는 저자이기도 하고 여러 곳에 책을 소개하기 때문에 여러 출판사에서 주기적으로 신간을 보내준다. 그 중 맘에 드는 책은 1할 정도 된다. 하기야 내가 선택해도 3할인데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책이 이 정도인 것은 당연하다. 나는 인터넷으로는 책을 사지 않는다. 내 기대와 어긋난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주기적으로 직접 서점에 가서 고른다. 서점도 여러 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서점마다 전시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 서점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던 양서가 다른 서점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유난히 좋은 책을 잘 전시하는 서점이 있는데 국제빌딩 지하에 있는 서점이 그런 곳이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정보를 많이 가지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주말 신문의 서평란이다. 일반 신문 두 개와 경제신문 하나를 보는데 서평은 아주 꼼꼼히 읽는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책은 메모를 한다. 주간지 혹은 잡지의 서평란도 열심히 읽는다. 또 지인들에게 자주 책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인터뷰를 하는 CEO들에게도 어떤 책을 읽는지,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감동받은 책이 있는지를 질문한다.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는 것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건강은 그가 먹는 것에 의해 좌우되고 사람의 인격은 사람은 그가 읽는 것에 의해 만들어진다. 좋은 책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서에의 열정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더 읽고 싶은 책이 계속 나타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독서의 욕망이 사라졌다는 것은 지적으로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독서를 위한 5W1H>

전략적인 독서를 위해서는 다음 6가지 질문을 기억해야 한다.

 

- Why? 왜 책을 읽는가?
- What?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 Who? 누구와 읽을 것인가?
- When? 언제 읽을 것인가?
- Where? 어디서 읽을 것인가?
- How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Why? 왜 책을 읽는가?
독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자기계발이나 업무활용? 인생의 멘토? 아니면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

"독서를 즐기는 것은 권태로운 시간을 환희의 시간으로 바꾸는 일이다." 몽테스키외의 말이다.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 떠오를 때는 책을 읽어라. 쓸데없는 생각은 비교적 한가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분주한 사람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가한 시간이 생길 때마다 유익한 책을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아두어야 한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책을 읽는 이유가 실용적인 목적이든 그 자체로서의 즐거움이든 중요한 것은 하나다.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독서에 대한 막연한 의미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만의 000 책 읽기 프로젝트'라고 명명해보면 어떨까?

2. What?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독서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 건, 정말 좋은 책을 읽고 나서부터다. 적시적기에 좋은 책을 읽으면 지적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이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의외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 내가 흥미를 가지는 분야는 무엇인가?
- 현재 책을 통해 알 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앞으로 책을 통해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지적 욕구나 흥미에 딱 떨어지는 책을 읽는 것이다. 꼭 베스트셀러를 고집하지 않아도 좋다. "재미없는 책을 읽으려고 애쓰지 마라. 세상에는 좋은 책이 너무나 많으니, 즐겁지 않은 책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은 어리석다." 래트우드 타운센드의 말이다.

스티브 레빈의 '전략적 책 읽기'에서는 책을 선정하기 전에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을 만들어볼 것을 권유한다. 목록을 작성하다 보면 단순히 관심 있는 책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읽었던 책의 목록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다. 일종의 독서 기록부가 탄생한다고 보면 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책 내용뿐 아니라 그 당시의 기분이나, 왜 그 책을 골랐었는지를 한 번 더 떠올리게 된다. 이를 통해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고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된다. 또한 그 이후에 읽었거나 알게 된 내용들과 다시 한번 연관 지어 생각해보게 된다.

3. Who? 누구와 읽을 것인가?
독서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책을 읽는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는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와 두뇌에 달렸다. 그 책에 동화되어 몇 번이고 스스로를 깨고 나올 때 비로소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책에서 얻은 지식을 오래 간직하고, 더 넓고 깊은 안목을 가지려면, 나누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읽은 책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독서를 통해 느낀 생각을 정리한 메모를 책갈피에 끼워서 전하다면 상대는 크게 감동할 뿐만 아니라 그 책을 오래 간직하게 된다.

독서모임에 참석하여 의견을 나누거나 인터넷 서평란에 글을 실어도 좋다. 이를 통해 핵심을 요약하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더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기업에서의 독서경영도 이런 맥락에서 실천되고 있다. 개인의 지식을 모두의 지식으로 확산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 지식 공동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독서경영이다.

4. When? 언제 읽을 것인가? 

틈나는 대로, 하지만 일부러라도 시간을 만들어서 읽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말이 핑계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변함은 없다. 독서광들은 대부분 늘, 수시로, 짬짬이 책을 읽는다. 자투리 시간을 모으면 하루에 1~2시간은 된다. 이 정도면 2주에 책 1권은 족히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안철수씨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책을 읽는다. 삼성 테스코 이승한 사장은 출근 전 30분, 화장실에서 독서하는 습관이 있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일과 중 1~2시간 짬을 내어 방송국 서점에서 독서를 한다.

꽤 긴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서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일년에 몇 번씩 생각주간(Think week)을 보내는 빌 게이츠(Bill Gates)가 대표적이다. 그 기간에 그는 시애틀 인근의 후드 커낼의 별장에 들어가 외부 사람의 접촉을 끊고 독서와 사색을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빌게이츠는 독서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내게 더 소중한 것은 바로 책 읽는 습관이다." 휴가철 독서법으로는 클린턴 대통령도 유명하다. 휴가 때 마다 클린턴은 10~12권의 책을 준비해간다고 한다. 결국, 마음먹기에 따라 삶의 매 순간이 독서의 시간이 될 수 있다.

5. Where? 어디서 읽을 것인가?

책을 읽는 장소는 언제 읽느냐 와도 관계가 깊다. 잠들 기 전이라면 침실이 될 수도 있고,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은 낮 시간 비행기나 차 안일 수도 있다. 나폴레옹은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터에서, 링컨은 농사일을 끝낸 밭에서, 모택동은 거름통을 나르고 나무 아래 앉아 책을 읽었다고 한다. 책을 읽기 위한 장소를 따로 정해두기 보다는 수시로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둔다면 그 곳이 바로 도서관이 된다. 만약 자신만의 독서 장소를 정해두었다면 그곳으로 책을 옮겨라. 그 곳이 화장실이어도 좋고, KBS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처럼 부엌 한 켠, 식탁이 되어도 좋다.

6. How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하나의 주제를 깊이 읽기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 도서를 최소한 수 십 권 집중적으로 읽어야 한다. 한 저자의 책을 쓰인 순서대로 읽는 것도 방법이다. 가령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1970), <제3의 물결>(1980), <권력이동>(1990)을 순서대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존속적 혁신-파괴적 혁신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싶다면 <성공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1997), <성장과 혁신, THE INNOVATOR'S SOLUTION>(2003),<미래기업의 조건, SEEING WHAT'S NEXT>(2004)를 차례대로 읽어도 좋다. 한 주제를 가지고 저자별, 시간별로 비교하면서 각각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고,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분석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2) 덩굴처럼 이어읽기

한 가지의 테마에 관련된 책을 차례로 읽어나가는 방법이다. 유태인의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면 <성서>를 먼저 읽는다. 성서를 읽다 보니 '노아의 홍수가 역사적 사실일까?' 라는 의문이 생기고, 다른 고대 사회에서도 홍수를 다루었는지 찾아보게 된다. 홍수 설화를 다루고 있는 <잉카, 마야 문명>에 대해 읽다 보면 현재 그 지역에 대해 궁금해지고 <중남미 여행>과 같은 책에 손이 간다. 마치 감자를 캐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나의 책을 밭에서 캐면 넝쿨처럼 이어진 책들이 줄줄이 달려온다. 덩굴처럼 이어읽기는 관심사에 대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 스킵하며 읽기
뉴톤은 책머리부터 읽어나가다가 싫증나면 다음 장으로 건너뛰었다. 이는 끊임없이 정신을 가다듬어 지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생생해지면 다시 첫머리로 돌아가서 읽어나가면서 이해될 때까지 책 한 권을 되풀이해서 읽었다고 한다. 스킵독서는 책의 전체 내용을 빨리 파악해야 하거나 필요한 내용만 뽑아서 읽어야 할 때 유용하다. 특히 경영, 경제, 자기계발서의 경우에 적합하다. 스킵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주제를 명확히 정하거나 목차를 중심으로 키워드, 요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음은 스킵 독서의 방법에 대해 공병호의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독서의 기술'에서 내용을 참고하여 정리한 것이다.

a. 책 표지와 날개에 실린 내용을 읽는다. 여기에는 독사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문장들이 실린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책에 대한 기대감 증폭시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b. 저자 소개를 읽는다. 저자의 배경과 집필했던 책을 통해 저자에 대한 신뢰를 다진다.
c. 서문을 읽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에너지와 정성을 본문 이상으로 쏟는다. 따라서 서문에는 저자가 독자에게 펼치려는 주장이 일목요연하고 호소력 있게 정리되어 있다.
d. 목차를 읽는다. 우선 개울가의 징검다리를 뛰어넘듯 목차의 큰 주제를 가볍게 확인한다. 그 다음 "도대체 저자는 이 책에 어떤 내용물을 담았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건성건성 작은 주제들을 훑어보라.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도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충분히 추측할 수 있게 된다.
e. 1장과 마지막 장을 읽는다. 책의 본문 가운데 저자가 상대적으로 정성을 많이 들이는 부분은 처음과 마지막 부분이다. 첫 부분은 책의 전체 내용과 핵심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는 실용적인 지식들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f. 책의 본문을 공략한다. 책의 본문은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목차에서 관심이 가는 것 중심으로 읽어도 좋다. 몇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것은 내용의 맥을 짚는 것이다. 교두보 역할을 하는 애 내용들을 연결 지어 전체 흐름을 파악하면 된다.

4) 질문을 던지면서 읽기
읽고 있는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얼마나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느냐에 달렸다. 좋은 질문은 단순한 관심을, 꼭 이루어보겠다는 목표로 연결 짓게 한다. '책읽기의 즐거운 혁명'의 저자 장경철 교수는 질문 독서를 권장한다. "그 책이 어떤 쟁점을 다루고 있는지 미리 질문하고 읽어야 합니다. 좋은 독서법은 저자의 의중과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책의 관점과 기초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비판적인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관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을 던질 때에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를 위해선 '왜?'와 '어떻게?'를 함께 질문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왜, 저자는 그런 방법을 택했을까?", "습관과 고정관념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 속에서 '왜?'에 대해 들여다본 후, '어떻게?'를 통해 자신만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정답에 집중 할 수 있고 차원이 다른 독서를 하고 싶다면 질문을 던져보자.

 

그냥 책을 읽어도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감동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그 결과물의 넓이와 깊이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남들이 말하는 방법을 넘어서 나만의 독서기술을 찾고 싶은가? 지금 눈에 띄는 책을 집어 들고 바로 시작해보자.

"당신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꿈꾸든, 지금 시작하라. 대담함은 그 속에 천재성과 힘, 마법을 품고 있다." -괴테-
(세계경영연구원 윤희정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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