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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도한잡기(盜漢雜記) / 김학래

부흐고비 2021. 2. 17. 14:47

​ TV나 라디오 방송시설이 많은 세상이다. 시간마다 뉴스가 나오는데, 대부분 방송국의 뉴스 첫 소식은 정치권의 갈등과 싸움 이야기들이다. 정치 이야기가 끝나면 도둑놈들 이야기와 비리 폭로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뉴스 보기가 싫어졌다.

​ 일찍이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착한 것인데, 사람들이 살다 보면 갈등도 생기고 욕심이 발동하여 악행도 자행하게 된다는 설이다. 이와 반대로 성악설이란 것도 생겼다.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이다. 도덕과 관습과 교육과 신앙에서 선이 창출되기도 하기에 인간사회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다.

​ 인간사회에는 좋은 일과 착한 사람이 물론 많지만, 나쁜 일과 악인도 많다. 그 악인 중에서 여기서는 도둑, 도적 이야기를 전개해 보려는 것이다.

​ 도둑 중에는 배고픈 도둑이 있고, 배부른 도둑이 있다. 배가 고프기 때문에 빵을 훔쳐 먹는다는지, 쌀가마니를 짊어지고 가는 도둑이 도둑의 원형일 것이다. 사흘 굶으면 자연히 남의 집 담장을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나쁜 일이지만, 정상을 참작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배고픈 도둑보다는 배부른 도둑이 더 많은 것 같다. 정치인과 지자체장과 고급 공무원들의 수뢰사건, 횡령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재벌과 기업가들의 비리와 축재와 횡령, 그리고 착복 등의 악덕도 많은 세상이다.

​ 도둑은 원래 좀도둑들이 시발일 것이다. 그런데 바늘 도둑이 소도둑으로 커지고 교도소에 갔다 나오면 더 큰 도둑이 되는 것인지, 대도도 많고 조직적인 도둑, 조폭도 많은 세상이다. 대도라면 얼마 전에 부잣집을 털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좀 특이하고 의리 있는 도둑 사건이 있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일지매 등 진짜 대도 의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 옛날에는 산적들이 있었고 국가 사회의 혼란기에는 도둑이 들끓었다는데, 우리 지역의 어떤 깊은 산골길도 산적이 횡포를 부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근처에 소를 팔고 사는 5일 시장이 있었는데, 소를 판 농부가 돈을 허리춤에 숨기고 30리나 되는 산길을 가다가는 산적에게 빼앗기는 불운을 당했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는 산적이야기가 많은데 유럽의 북부지방 족속들은 역사적으로 해적들이었다. 바이킹 족이 그들인데 세계 각지에 해적이 있었고, 세상이 발달 되고 밝아졌다는 오늘날에도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족들은 해적 행위를 하여 각국의 선박들을 나포하고 거금을 빼앗아 간다.

​ 인간사회에 도둑은 어째서 안 없어지는 것일까? 도둑을 잡아 처벌을 하고 교도소에 가두지만, 그런데도 도둑은 없어지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선량한 국민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수사기관을 농락한다.

​ 삼국시대에는 도둑질을 하는 이에게는 이마에 낙인을 찍어 평생 사람 노릇을 못하게 하거나 도둑을 당한 집의 노예가 되도록 엄벌로 처했다는데, 인권이 존중되고 민주주의 사회가 된 오늘날에는 그럴 수도 없으니 도둑들과의 전쟁은 사실 끝이 없는 것이다.

​ 절도도 많고 강도도 많고 소매치기와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절도 때문에 집을 비우기 어렵고, 집안에 귀중품과 현금을 두기 어렵다. 현금이야 은행에 맡기면 될 터인데, 왜 집안에 두었다가 절도나 강도에게 당하느냐고 할 것이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부정한 재물은 필시 집안에 두게 되고 도둑들은 이런 기미를 알아채고 털어가는 것이다. 잃어버린 세력가의 집이나 부잣집에서는 신고도 못한다.

​ 최근 전화사기꾼이 많고 금융사기도 많기에 금융기관이 바짝 긴장을 하고 국민들은 안절부절한다.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다 하여 카드 패기나 재신청이 쇄도하고 돈을 맡기기보다는 부동산에 묻는 이도 있는 모양이다.

​ “귀하의 집 전화는 오늘로 끊깁니다. 알아보고 싶으면 0번을 누르시오”

​ “귀하의 통장에는 잔고가 없으니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알아보고 싶으면 1번을 누르시오”

​ “귀하의 우편물이 우체국에 보관되었으니 0번을 누르시오”

​ 이와 같은 사기꾼의 전화가 늘 걸려온다. 이리하여 예금고가 털리는 수도 있고 통화료를 물어주게 되는 이도 있다.

​ 은행을 불신하게 되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보이스 피싱인가 뭔가 하는 전화사기가 극성을 부리는데, 수사기관은 언제나 도둑들의 신기술이나 새로운 수법에 뒷북을 치게 된다.

​ 요컨대 인간사회에는 도둑이 없어질 날이 없는 것이다. 재물이 없는 가난한 집안이라야 발을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세상이란 말인가? 소매치기 때문에 늘 주머니나 핸드백이 불안하고 사기꾼들 때문에 돈이 있는 것도 병이란 말인가?

​ 이런 도둑 도적놈들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나 있을 것이다. 인간들이 도둑 때문에 고역을 앓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도둑질을 일삼는 나라와 악덕 민족도 많았다. 유럽의 강대국들은 중세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후진국들을 도둑질했다. 총칼로 점령도 하고 약탈, 수탈 다 해가고 그것도 부족하여 식민지로 종 나라를 만들었다.

​ 이웃 나라 일본놈들도 아주 무자비한 도둑들이다.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를 노략질해 갔으며, 임진왜란때 7년 동안 한반도를 누비고 다니면서 재물도 빼앗아 갔고, 인재들도 끌어갔다. 일제 강압기에는 한일합방으로 우리의 주권을 빼앗았다. 재물과 보물을 가져갔고 군대와 징용과 정신대로 우리 국민을 노예로 끌어갔고 쌀, 보리, 면화를 수탈해 갔다. 그런 놈들이 최근 적반하장으로 발악을 하고 군국주의로 회귀하려 한다.

​ 정신대 망언,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는 역사 왜곡과 억지, 전쟁 헌법으로 다시 고치겠다는 우파정권의 망발, 우리나라와 중국 필리핀 동남아 등지에서 전쟁으로 짓밟고 포로 생체 실험까지 한 세기적인 날 강도국이 요즘 또 요동을 치고 있으니 천벌을 받아야 마땅할 일이다.

​ 일본 사람들은 정직하고 예의 바르다며 칭찬하는 이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알고 보면 속 다르고 겉 다른 떼도둑들이기 때문이다. 좀도둑과 대도 도둑, 조폭 도둑, 사기꾼 도둑들 때문에 골치가 아픈 판인데, 일제 강도들이 또다시 들썩들썩하고 반성은커녕 망언들을 계속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것 같다.

​ 나라 안의 도둑들도 잡고 악덕 왜놈들을 강력히 응징해서 나라가 편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뭉치고 힘을 길러야 될 것이다. 이제는 제발 도둑 없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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