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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기숙사 선후배 모임 한솥밥회(회장 김창호) 회원들이 은평구 소재 삼천사의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과 보물 제657호 마애여래입상, 5백 나한이 중생에게는 복과 덕을 주고 소원 성취하는 나한전으로 문화탐방을 갔다. 삼천사는 북한산 아래 물 맑고 골이 깊은 계곡을 끼고 있어 스님들이 마음을 다스리며 불도(佛道)를 닦기에 좋다.

이 사찰은 1천 4백 년 전 통일신라의 승려 원효가 흥국사 등과 함께 창건한 절이라 하나, 그 뒤 중창 및 중수의 역사는 전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고려 현종 때 이 절 등의 승려들과 장의사·청연사의 승려들이 쌀 360여 석으로 술을 빚은 것이 발각되어 벌을 받았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전한다.

이 절은 조선 성종 때 편찬된 동국여지승람과 북한지(北漢誌)에 따르면, 한때는 3천여 명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했다고 하며 사찰 이름도 이 숫자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승병들의 집합소로 활용되었으나 이후 불에 암자가 있던 자리에 중창하였다.

삼천사는 6·25전쟁 때 불에 탄 것을 60년 전에 중건하고 성운스님이 중수했다. 1988년 미얀마에서 부처 사리 3과를 얻어와 석종탑을 세우고 모셔 두었다. 이 절은 사회복지법인 인덕원을 설립하고, 지하 1층, 지상 3층의 2동으로 된 복지관을 준공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사찰 내 대웅보전과 산령각·선실·요사채·인덕원 복지관 등이 있다. 대웅보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 석가모니불과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의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후불탱화는 영산회상도이며, 십육나한과 오백나한·신중탱화·지장보살 등이 함께 모셔져 있다. 산령각은 정면 2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인데 다른 사찰의 산신각보다 규모가 커서 북한산의 산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이 절을 ‘산신이 보좌를 튼 절’이라고도 부른다.

대웅전 위쪽 지점에 보물로 지정된 높이 3m의 마애석가여래입상이 있다. 이 마애불은 통일 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며 양각과 음각을 함께 섞어 조각하여 선을 잘 살린 매우 우수한 작품이다. 또한, 이 절에는 오래된 큰 석조(石槽)와 고려시대 이영간이 쓴 비명(碑銘)이 있다.

사찰을 방문 후 계곡물가의 식당에서 역사와 문학 강좌가 있었다. K 선생의 삼천사 사찰에 대한 설명과 이어서 K 교수의 프랑스 애송 시 ‘미라보 다리’와 이백, 두보, 황진이 시조를 낭독하고, 이어서 필자가 ‘정동진행 야간열차’ 낭송을 했다. 그리고 G 교장의 월간 ‘시’ 잡지 연재 글 ‘노래여 노래여’ 설명와 자작시 ‘양미리’, ‘꽃눈 뜨면’, ‘명자꽃 낭독’이 있었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질문과 화답으로 즐거운 모임을 마쳤다.

여름을 보내며 신라시대 창건한 삼천사에서 5백 나한과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마애여래입상 보물을 보며, 북한산 계곡에서 문화 활동은 의미가 크다. 특히 코로나 전염병으로 힘들어할 때 야외에서 실시한 인문학 모임은 힐링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모두가 즐거워했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시집과 시가 들어간 스카프 등을 선물로 제공했다. 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한 선후배들이 신 중년을 보내며, 문화활동을 하는데 벌써 다음 모임이 기대된다.


▲류시호 수필가, 시인
* 서울지하철 안전문 시 당선 - 서울특별시장(2018.08)
* 수상 : ‘제7회 서울사랑 이야기 공모전’ 수상 (서울특별시장) 외 7건
* (수필집) ‘인생이란 승합차’,

  (시와 수필집) ‘신 중년의 힘’, 외 시집, 산문집, 칼럼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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