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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학자 첫 필즈상’ 허준이 교수가 푼 인류 난제는 / 한겨레

by 부흐고비 2022. 7. 6.

‘한국 수학자 첫 필즈상’ 허준이 교수가 푼 인류 난제는

등록 :2022-07-05 16:52 수정 :2022-07-06 02:11 이근영 기자

 

국제수학연맹 4년마다 수여하는 ‘수학 노벨상’
미국에서 출생한 뒤 한국서 초교~석사 마쳐
대수기하학으로 조합론 분야서 다수 난제 해결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오른쪽)가 5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수여하는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 수학자가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헬싱키/AP 연합뉴스
 
 
 
허준이(39)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한국인이나 한국계가 이 상을 받은 적은 없다.대한수학회는 “올해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 수학자 최초로 허준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부설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학자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 40살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상으로 흔히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알려져 있다. 노벨상은 해마다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지만, 필즈상은 4년마다 40살 미만 수학자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해 노벨상보다 받기 더 어려운 상으로 평가된다. 허 교수는 1983년 6월생이다. 필즈상은 캐나다 수학자 존 찰스 필즈의 제안으로 1936년 제정돼 올해까지 모두 64명이 수상했다. 올해 세계수학자대회는 6~14일 비대면 대회로 열리고, 필즈상 시상식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5일 열렸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1만5천 캐나다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허준이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대한수학회
 

 

 

허준이 한국 고등과학원 교수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의 필즈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세계수학자대회 126년 역사에서 한국 수학자로서 필즈상 첫 수상의 영광을 안은 허준이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모두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복수전공, 서울대 수학 석사를 마쳤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조합론 분야에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필즈상을 받았다. 대수기하학은 방정식을 통해 도형이나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조합론의 기초적인 개념은 중·고교 교과과정에 나오는 ‘경우의 수’다. 그는 일찍이 조합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특히 대표적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 모두 11개의 난제를 해결했다. 리드 추측은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문제다.
 
허 교수는 “저에게 수학은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이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을 받아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허 교수 석사 학위 과정 지도교수였던 김영훈 서울대 교수(수리과학부)는 “허 교수는 석사 과정 중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강의를 듣고 본인의 연구주제를 정했고, 이것이 이후 업적으로 이어졌다. 허 교수는 서울대와 한국 연구시스템을 발판으로 성장한 수학자다”라고 했다. 금종해 대한수학회 회장(고등과학원 교수)은 “허 교수의 수상은 올해 2월1일 국제수학연맹이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최고 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한 것에 이은 한국 수학의 쾌거”라고 말했다.
 
 
* 출처 : 한겨레 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49753.html

 

 
 

 

 
동아일보 / 오피니언


너무나 자랑스러운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김도연 칼럼]

 
수학은 생각의 힘기르는 교과목이지만
고교생 3명 중 1, ‘수학포기자인 현실
필즈상 계기로 수학 교육혁신도 이뤄지길
 

서울대 명예교수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필즈상 수상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 그리고 우리 과학계에 자부심을 안겨준 고마운 일이다. 수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연구가 필즈상이나 노벨상을 목표로 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러나 이런 수상은 세계가 우리 학문 수준이 정상급임을 인정하는 것이니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한국계 최초는 더욱 의미가 있다. 우리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1976년이 처음이었고 그 후 계속돼 이제는 그 합이 100개가 훌쩍 넘었다. 필즈상, 노벨상 소식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수학은 자연과 인간세계의 모든 현상을 정밀한 체계 속에서 가장 간결하게 설명하는 학문이다. 피타고라스는 ()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간파했다. 인류가 하나, , 셋을 개념화하고 이를 1, 2, 3이라는 기호로 나타내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예를 들어 ‘1+1=2’라는 수식들은 인류 문명의 모태가 됐다. 지혜의 결정(結晶)이다. 누구나 학창 시절에 배우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즉 직각삼각형에서 세 변의 길이가 갖는 관계인 ‘a²+b²=c²’도 세상을 뒤바꾼 방정식이다.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2500여 년 전에 오로지 스스로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증명한 것이다.
 
어린 아기에게 세상사는 모든 것이 신기한 일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손을 움직여 만져 보고 심지어 혀로 핥아 보기도 하지만, 보통은 성장하면서 그런 호기심은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수학자들은 이를 간직하며 성장한 사람들이다. 당시에는 별로 쓸모도 없었을 정리를 위해 피타고라스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을까.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피타고라스 정리가 지닌 유용성이 그야말로 막중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지상의 거리를 알아낼 때 그의 정리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수학은 문명 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다른 어느 자연과학보다도 그 실제적 영향을 체감하기까지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 허 교수의 연구 업적도 미래에는 인류의 삶을 지배할 수 있다.
 
수학은 학생들이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교과목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학생들에게는 가장 외면받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쓸데없는 암기와 지루한 반복학습이 요구되는 짜증나는 과목이 수학이다. 그렇기에 수학은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는 수포자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오를 정도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세 명 중 한 명은 스스로를 수포자라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의 참담한 현실이다. 미래를 위해 필히 개선돼야 할 일이다.
 
수학을 이용하는 명징(明徵)한 사고력은 자연 현상만이 아니라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세기 가장 빼어난 경제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 거시경제학을 정립한 존 케인스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그의 대표 저서 중 하나는 확률론이다. 우리 고등학교 수학 교과에도 포함돼 있는 확률과 통계는 실생활과 가장 연관이 깊은데, 수능에도 자주 출제되는 만큼 학생들에게는 중요하다. 그러나 수포자라면 다섯 개 답안 중 하나를 찍어 정답을 맞히는 20%의 확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런 행운이 몇 개 성공하면 학생들은 이를 수능 대박이라 부른다.
 
확률적 사고, 혹은 수학적 사고를 통하면 주어진 사회적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편견 없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능이 상당히 높은 젊은 여자(남자) 대부분은 자기보다 훨씬 열등한 남자(여자)를 선택해 결혼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사람들은 지니고 있는 편견에 따라 다양한 답을 제시하지만, 사실 그 정답은 단순한 확률에 있다. , 지능이 상당히 높은 남자(여자)보다 그 배우자가 열등할 것은 확률적으로 당연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2012년 호암상을 수상한 옥스퍼드대 수학과 김민형 교수의 이야기다.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허 교수도 작년에 같은 상을 수상했다. “수학 연구는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이다.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돌파하는 과정이다. 인간이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고 또 얼마나 타인과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라던 그의 수상 소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런저런 분야에서 합리적 사고가 부족하고 소통이 결핍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허 교수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다. 그의 필즈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 사회 좀 더 많은 학생이 수학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게끔 교육혁신을 이루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한껏 높여준 허준이 교수께 감사드린다.
 
김도연 객원논설위원·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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