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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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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2 (4)
울 밑 무궁화 / 이홍선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두 손으로 무궁화 꽃다발을 받쳐 든 여인을 올려다본다. 단아한 한복 적삼에 걷어 올린 소매와 옷고름에 결기를 품은 듯 먼 하늘을 응시한다. 앞에는 총검을 높이 쳐든 네 사람의 ‘군인상’ 이 우뚝 서 있고 뒤에는 전적비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여인은 아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종전과 평화를 갈구하는 곡진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이다. 6·25 전쟁의 치열했던 격전지 다부동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1981년 건립하였다. 서울을 3일 만에 함락한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개전 사십 여일 만에 왜관의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 전 국토의 95%를 점령당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연합군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곳 낙동강 전선에 최후의 방어선을 쳤다. 강..

수필 읽기 2021. 11. 2. 17:16
철새들 떠나던 날 / 손광성

해마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철새들. 무얼 먹고 허기를 달래는지, 추위는 또 어찌 견뎌내는지 늘 걱정이 되면서도 겉보리 한 줌, 식빵 한 조각 나누어준 적이 없다. 아파트 단지와 단지 사이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나는 매일 아침 한가롭게 산책하고, 냄새 나는 2급수에서 새들은 분주히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잡히는 것 하나 없이. 쓸개를 핥듯 갯바닥을 훑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열 받았는지 수면을 박차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분노만큼의 높이었을까? 쇠오리는 쇠오리끼리, 꼬방오리는 꼬방오리끼리, 흰뺨검둥오리는 또 흰뺨검둥오리끼리 뭐라 듣기 좀 거북한 소리를 지르며 하루에도 몇 차례씩 편대비행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몇 군데 요절을 내고 말 요량이었을까? 아니면 바닥부터 차곡차곡 적의를 다..

카테고리 없음 2021. 11. 2. 09:34
조침문弔針文 / 유씨 부인

유세차(維歲次)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일(某日)에 미망인(未亡人) 모씨(某氏)는 두어 자 글로써 침자(針子)에게 고(告)하노니, 인간 부녀의 손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바늘이로대, 세상 사람이 귀히 아니 여기는 것은 도처에 흔한 바이로다. 이 바늘은 한낱 작은 물건이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회(情懷)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아깝고 불쌍하다. 너를 얻어 손 가운데 지닌 지 우금 이십 칠 년이라. 어이 인정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눈물을 잠깐 거두고 심신(心神)을 겨우 진정하여 너의 행장(行狀)과 나의 회포를 총총히 적어 영결(永訣)하노라. 연전에 우리 시삼촌께옵서 동지상사 낙점을 무르와 북경(北京)을 다녀오신 후에, 바늘 여러 쌈을 주시거늘, 친정(親庭)과 원근(遠近) 일가..

수필 읽기 2021. 11. 2. 09:17
박수현 시인

비인칭인 봄 / 박수현 비인칭(非人稱)의 봄이 걸어간다/ 팬지꽃 심는 아주머니의 엉덩이를 지나/ 지하도의 계단을 밟고 내려간다/ 황사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지하로 밀려가는 카디건과 스니커즈들/ 이어폰을 꽂은 뒤통수가 한결같다/ 파미에 파크, 메가박스, 엔터 식스, 센트럴시티/ 반품된 시간과 리필된 계절들이/ 날마다 리모델링되는 곳/ 입술 없는 얼굴들이, 문수 지워진 발들이/ 풍선 인형처럼 건들건들 환승 통로를 건너간다/ 해석되지 않는 애인과의 거리는/ 내일의 쇼핑 목록에 유보해 둔다/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가 대형 스크린을 비행하고/ 총선 후보들이 유언비어처럼 깜박이다 페이드아웃된다/ 무빙워크 위에서 어깨를 부딪치다/ 동시다발 삭제되는 비인칭(非人稱) 봄들// 재생 버튼을 누른다/ 지하의 어디쯤 묻힐 ..

시詩 느낌 2021. 11. 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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