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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파요부(破窯賦) / 여몽정

부흐고비 2008. 3. 30. 16:06

 

파요부(破窯賦)

 

 

天有不測風雲

하늘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바람과 구름이 있고

 

人有旦夕禍福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화복이 뒤따른다.

 

蜈蚣百足行不及蛇

오공(지네)는 다리가 100개이나 오히려 뱀보다 느리고

 

家鷄翼大飛不及鳥

닭은 날개는 크나 새만큼 날지를 못한다.

 

馬有千里之程

말은 비록 천리를 달릴 수는 있으나

 

非人不能自往

사람 없이는 스스로 갈수 없으며

 

人有凌雲之志

사람이 비록 구름 같은 뜻이 있다고 하여도

 

非運不能騰達

운이 닿지를 않으면 능히 그 포부를 펼칠 수 없다.

 

文章蓋世孔子尙困於東邦

학문이 세상을 뒤 덮은 공자도 일찍이 동방 진나라에서 곤욕을 당하였으며

 

武略超群太公垂釣於渭水

무략이 출중한 강태공도 위수 강가에서 곧은 낚시로 세월을 보냈으며

 

盜跖年長不是善良之輩

도척은 장수하였으나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顔回命短非凶惡之徒

안회는 단명하였지만 흉악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堯舜至聖却生不肖之子

요순이 비록 성인이었으나 불초한 자식을 낳았으며

 

瞽叟頑呆反生大聖之兒

고수는 완고하고 미련하였지만 도리어 대성인을 낳았으며

 

張良原是布衣 蕭何稱謂縣吏

장량은 원래 포의를 입던 평민이었고 소하는 작은 현의 관리에 불과 하였다.

 

晏子身無五尺封爲齊國首相

안자는 오척이 안되는 단신이었으나 제나라의 수상으로 봉하여졌고

 

孔明居臥草廬能作蜀漢軍師

제갈공명은 초려에 은거하다 촉한의 불세출의 군사가 되었다.

 

韓信無縛鷄之力 封爲漢朝大將

한신은 스스로 닭 잡을 힘도 없었으나 한조의 대장군이 되었고

 

馮唐有安邦之志 到老半官無封

풍당은 나라를 평안하게 할 뜻이 있었으나 늙도록 미관말직도 얻지를 못하였으며

 

李廣有射虎之威 終身不第

이광 또한 활을 쏘아잡을 위엄이 있었지만 종신토록 급제를 하지 못하였다.

 

楚王雖雄難免烏江自刎

초왕은 비록 영웅이지만 오강에서 자결을 하였으며

 

漢王雖弱却有河山萬里

한왕은 비록 힘은 약하였으나 산하만리의 나라를 세웠다.

 

滿腹經綸白髮不第 才疏學淺少年登科

경륜이 가득하여도 백발이 되도록 급제를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재능이 없고 학문이 깊지 못하여도 소년에 등과를 하는 사람도 있다.

 

有先富而後貧 有先貧而後富

처음에는 부유하다가 나중에 가난하여지는가 하면 처음에는 가난하다가도 나중에는 부하게 되기도 한다.

 

蛟龍未遇潛身於魚蝦之間

교룡도 때를 만나지 못하면 물고기나 새우들이 노는 물속에서 잠기며

 

君子失時拱手於小人之下

군자도 시기를 얻지 못하면 세속에서 소인의 아래에서 몸을 굽히며 살아야 한다.

 

天不得時日月無光 地不得時草木不長

하늘도 때가 아니면 해와 달이 약하고 땅도 시기가 아니면 초목이 자라지 않는다.

 

水不得時風浪不平 人不得時利運不通

물도 때가 되지 않으면 풍랑이 잔잔해지지 않듯이 사람에게도 시간이 이로운 운이 아니면 통하지 못한다.

 

昔時也 余在洛陽 日投僧院 夜宿寒窯

내가 어릴 적 낙양에 머무를 때 낮에는 절에 가서 밥을 얻어먹고 밤에는 차가운 도자기 가마에서 잠을 청하였다.

 

布衣不能遮其體 淡粥不能充其飢

입는 옷은 몸을 다 가릴 수 없었고 멀건 죽으로는 배고픔을 면할 수가 없었다.

 

上人憎 下人壓 皆言余之賤也

그 때 윗사람들은 나를 싫어하였고 아래 사람들 역시 나를 억누르려 하였다. 모두 나에 대하여 말하기를 천하다고 하였다.

 

余曰, 非賤也 乃時也運也命也

내가 말하기를 이것은 천한 것이 아니고 나에게 주어진 時와 運과 命이 그러한 것뿐이다.

 

余及第登科官至極品 位列三公

내가 그 뒤에 과거에 등과를 하고 벼슬이 매우 높아져 지위가 삼공의 반열에 이르니

 

有撻百僚之杖 有斬嗇吝之劍

만조백관을 통솔할 수 있고 생사여탈 징벌의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出則壯士 執鞭 入則佳人捧秧

밖으로 나갈 때는 채찍을 든 군사들이 호위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미인이 시중을 거들며

 

思衣則有綾羅錦緞 思食則有山珍海味

옷을 생각만 해도 능라금단이 대령되고 먹는 음식을 생각만 하면 산해진미를 대령하였다.

 

上人寵 下人擁 人皆仰慕 言余之貴也

윗사람들은 나를 총애하였으며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나를 받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흠모하고 말하기를 내가 귀하다고 하였다.

 

余曰, 非貴也 乃時也運也命也

그 때 내가 말하기를 내가 귀한 것이 아니고 단지 시와 운과 명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하였다.

 

蓋人生在世

대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富貴不可捧 貧賤不可欺

부귀만을 받드는 것은 옳지 않으며 빈천함을 업신여기는 것도 옳지 않은 것으로서

 

此乃天地循環 終而復始者也

이는 천지의 기운이 순환하여 마치면 다시 시작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여몽정 (송나라 태종 때 명재상)

'파요부'란 깨어진 도기를 굽는 장소로 여몽정이 빈천하던 시절에 기거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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