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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뚝심대장, 임 장군 / 임두환

부흐고비 2021. 5. 25. 09:04

 

- ‘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무더위가 한풀 꺾이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무심코 TV채널을 돌렸는데, 때마침 KBS 아침마당이 방송되고 있었다. 그날 주제는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방청석 생기발랄한 젊은 주부들의 박수를 받으며, 힘차게 걸어 나오는 사람은 내가 만나고 싶었던 00식품 김영식 회장이 아닌가.

김영식 회장은 건강식품 CF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기업가다. 담백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5만회원수를 자랑하는 인터넷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가 된다.’의 뚝심대장이다. 다양한 단체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인기강사이기도하다. 그의 성공비결을 담은 저서 《10미터만 더 뛰어봐》가 40만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내가 김영식 회장을 처음 알게 된 것은《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부터다. 그 뒤로 TV나 신문광고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다. 김영식 회장은 부산에서 현금보유기준 100등 안에 들었던 기업인이다. 이 분은 비전문분야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IMF 때 완전히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 끼 밥값도 없어, 소주 한 병에 소시지 하나로 허기를 달래며 서울 강남역 지하도에서 전단지를 돌렸던 그가, 10년 만에 다시 일어나 지금은 200여명의 직원이 150여 종의 건강식품을 만드는 강소기업회장이 되었다. 매출 1,000억 원을 넘보는 건강식품업계를 이끌어가면서, 사회복지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분이다. 그가 목표를 가지고 살다보니 ‘노는 물이 달라지고,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하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누구든지 성공하고 싶으면 닮고 싶은 인물을 정해서, 그의 삶을 연구하고 그대로 따라 해보라고 한다. 자신이 꿈꾸는 목표를 향해서 ‘나는 반드시 할 수 있다. 반드시 한다.’라고 큰소리로 반복해서 외치라고 했다.

나는《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젊은 시절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목표를 똑바로 세우고, 한 단계 두 단계 올라가야 된다는 점이다. 어제 100미터를 뛴 사람에게 오늘 200미터를 뛰라고 하면 숨이 차겠지만, 오늘은 110미터, 내일은 120미터, 모레는 130미터, 이런 식으로 10미터씩만 더 뛰다보면 언젠가는 200미터를 뛸 수 있다는데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나는 ‘임 장군’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내가 남원전매지청(南原專賣支廳)에서 근무하던 때였다. 임 장군은 잘나서도 아니고, 머리가 좋아서도 아니다. 잘 생기고 몸이 우람해서도 아니다. 육군 병장으로 제대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진동걸음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임 장군’이라는 별명은 신군부시절 시퍼렇게 칼을 휘두르던 전두환(全斗煥) 장군과 임두환(林斗煥)의 이름이 똑같다고 해서, 내가 모시던 L과장(課長)이 좋은 뜻으로 불러주었던 별명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진짜 장군인지, 몸집이 우람해서, 운동을 잘해서, 말술을 마시고도 끄떡없어서인지 아리송해 할는지도 모른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가방끈은 짧고 시골뜨기 촌사람이다 보니 열심히 일을 해도 나는 일반도로를 달려야 했는데, 어떤 동료는 똑같은 조건에서 배경 하나만으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승진에서 누락됐을 때는 울분이 넘쳐 눈물까지 흘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불우한 환경만 원망하고 있을 내가 아니었다. 뚜벅뚜벅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고래가 깊은 바다를 헤쳐 나가듯이 나에게도 용기가 필요했다. 내 자신 수렁에 빠져 허우적일 때면, 두 손 거머쥐고 뚝심 하나로 버텨야 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 나를 기억하는 친지와 친구들, 나를 낳아준 부모님을 생각하면 좌절이란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중학교시절부터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과 생명(生命)이 있는 한 희망(希望)이 있다.”

는 문구(文句)를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마음에도 가난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안간힘을 썼을까 싶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 풀리는 데는 운이 70퍼센트 작용하고, 기술이 30퍼센트 작용한다는 뜻이리라. 성공한 사람을 보면 아이디어는 단순해도 용기, 배짱, 자기 확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담겨져 있다. 운(運)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뒤꿈치에서 나온다. 그래서 나는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같은 시각에 출발선을 나섰는데도 성공해서 떵떵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밑바닥을 헤매는 사람도 있다. 42.195km를 뛰는 동안, 도중에 쓰러지기도, 비틀거리며 완주하기도, 두 손을 추켜들고 당당하게 테이프를 끊는 선수가 있지 않던가. 운동선수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서 승자와 패자는 판가름 된다.

인생길에는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있기 마련이다. 산을 오르다보면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평탄한 길도,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한다. 나도 앞으로는 조급하지 않고 인내하며,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가질 만큼 가지고 있으면서 혹시 자기 것을 누가 빼앗아갈까 봐 불안해하는 사람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자기 스스로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노인은 과거의 추억 속에서 살고, 청년은 미래의 꿈을 갖고 산다고 한다. 황혼의 만찬에서 좋은 사람들과 멋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덕을 쌓는 일에 힘쓰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게, 뚝심대장 임 장군의 꿈이자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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