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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4명 태운 스페이스X, 지구로 귀환… 우주관광 시대 열었다

[사이언스샷] 크루 드래건, 사흘 우주궤도 비행 마치고 플로리다 앞바다에 안착

조선일보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2021.09.19 08:07

 

민간 우주인 4명을 태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이 18일 오후 7시 6분(한국 시각 19일 오전 8시 6분) 플로리다 앞바다로 귀환하는 순간.

 

사상 최초로 순수 민간인만 탑승한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높은 궤도에서 지구를 선회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행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주관광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8일(현지 시각) “민간인 4명을 태운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오후 7시 6분(한국 시각 19일 오전 8시 6분) 플로리다 앞바다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지구 귀환 과정을 생중계했다.

 

스페이스X 의 우주관광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에 참가한 민간 우주인들이 19일 오전 8시6분 플로리다 앞바다로 귀환했다. 사진은 인스퍼레이션4를 지휘한 재러드 아이잭먼이 마지막으로 나오는 모습.

 

◇90분에 한 번씩 지구 선회

스페이스X는 민간인 4명을 태운 크루 드래건을 지난 15일 오후 8시 3분(한국 시각 16일 오전 9시 3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3시간 후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420㎞), 허블 우주망원경(540㎞)보다 더 높은 575㎞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 최고 고도는 585㎞였다. 이후 사흘간 시속 2만7359㎞로 지구 주위를 90분에 한 번씩 선회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 프로젝트 인스퍼레이션4 과정.

 

크루 드래건은 지구로 귀환하기 직전 아랫부분의 원통형 트렁크를 버리고, 추진기를 점화했다. 우주선에서 분리된 트렁크는 지구를 향해 추락해 대기와 마찰로 타버렸다. 우주선은 대기로 진입한 뒤 목표 고도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바다에 안착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을 성사시킨 재러드 아이잭맨이 우주에서 투명 돔으로 지구를 지켜보고 있다.

 

인스퍼레이션4로 명명된 이번 우주관광 프로젝트는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 창업자인 재러드 아이잭먼(37)이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그와 함께 골수암 환자였던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의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29), 애리조나 전문대학 지질학 강사인 시안 프록터(51), 미 공군 출신의 이라크전 참전 군인이자 록히드 마틴의 데이터 기술자인 크리스 셈브로스키(42)가 참여했다. 우주관광 비용은 구체적인 액수가 알려지지 않았다. 포브스 기준 아이작먼의 자산은 24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로 알려져 있다.

아이잭먼은 지난 17일 우주에서 진행한 생방송에서 “우리는 이곳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안다”며 “지금 모든 시간을 과학 연구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인 4명은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우주 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와 함께 조종사 역할을 맡은 시안 프록터는 생방송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줬고, 크리스 셈브로스키는 우쿨렐레를 연주했다. 우주인들은 또 아르세노가 일하는 병원의 소아암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잭먼은 이번 우주관광으로 소아암 전문 병원인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을 위해 2억 달러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중 1억 달러는 아이잭먼이 개인적으로 기부했다. 아르세노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여러분을 위한 것임을 알았으면 한다”며 “내가 어릴 때 암치료를 견뎌냈듯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세노는 이번에 최연소 미국인 우주비행사 기록을 세웠다. 프록터 박사는 첫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스페이스X의 우주관광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에 참여한 민간 우주인들은 첫날 지구를 15번 선회하면서 투명 돔으로 지구를 지켜봤다.

 

◇민간 우주관광 시대 개막 평가

크루 드래건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는 스페이스X가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과 우주인을 수송하는 방식과 같다. 차이가 있다면 이전 크루 드래건이 우주정거장과 도킹(결합)하는 부분을 빼고 돔 유리창을 설치한 점이다. 탑승객들은 유리창을 통해 360도 우주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 인스퍼레이션4는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진짜 우주 관광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크루 드래건 발사가 성공하자 영국 가디언지는 “우주 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고, 미국 CNN 방송은 “민간인들을 위한 새로운 우주여행 시대의 시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 우주 관광에 성공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블루 오리진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우주선엔 전문 비행사가 함께 탑승했다. 특히 베이조스와 브랜슨의 관광은 모두 우주경계선인 고도 약 100㎞ 인근까지만 날아올라 몇 분간 무중력을 체험하는 수준에 그쳤다.

 

출처 : 조선일보(2021.9.19)


스페이스X의 민간인 우주탐사 Inspiration4의 발사 생중계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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