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퀴 / 장미숙 2015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자전거가 푹 주저앉아 버렸다. 공사현장 옆 도로를 구르고 난 뒤였다. 뒷바퀴 타이어에서 쉭쉭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자전거가 묵직해졌다.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라, 땅을 숫제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날카로운 뭔가 바퀴에 구멍을 낸 게 분명했다. 타이어는 벌써 바람이 다 빠져 버렸는지 납작하게 땅에 붙어 있었다. 돌덩이처럼 무거워진 자전거를 끌고 자전거 수리점을 찾았다. 굴러갈 때는 한없이 가볍던 바퀴가 끌고 가려니 짐 덩어리에 불과했다. 수리점 아저씨는 손쉽게 자전거에서 바퀴를 분리했다. 바퀴가 분리되자 자전거는 순간 기능을 잃고 기우뚱댔다. 바닥에 널브러진 바퀴를 보고 아저씨는 혀를 끌끌 찼다. “아따, 요놈도 엔간히 힘들게 살아왔네. 너덜너덜..
수필 읽기
2020. 1. 28. 17:38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