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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구르지 않는 돌 / 지봉유설

부흐고비 2008. 8. 1. 06:06

 

조남명(曺南冥)이 임금님께 상소하기를 ‘조선은 아전들이 나라를 망친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옳은 말입니다. 상관은 자주 갈려서 앉은 자리가 따뜻할 틈이 없는데 이서(吏胥:각 관아에 딸린 구실아치)는 젊을 때부터 늙을 때까지 조종(操縱)하고 신축(伸縮)하는 것이 오로지 그들의 손에 있어서 문서를 협잡하고 재물을 도적질하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속담에 ‘강물은 흘러도 바윗돌은 구르지 않는다(江流不轉石)’ 하는 말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 중에서)

아전이란 각급 관청에서 행정의 실무나 문서를 관장하는 직책으로 상전이 바뀌어도 그 자리에서 행정을 맡기 때문에 “내 동네 아전이 건너 동네 대감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강물이란 개혁이다, 인사이동이다 하여 자리를 바뀌는 것을 뜻하고 구르지 않는 돌은 그 자리에서 계속 실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에 해당될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아전 비슷한 사람이 있지나 않은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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