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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뿌리

부흐고비 2009. 5. 14. 08:26

 

원형이정(元亨利貞)은 마음의 뿌리


뿌리가 뽑히고 나면 마음은 죽은 물건, 반복해서 해치면 선한 싹이 사라지네.
其根已拔 心是死物 牿之反覆 善端自熄
기근이발 심시사물 곡지반복 선단자식


장흥효(張興孝), <사덕잠(四德箴)>, 《경당집(敬堂集)》

 



조선 중기 학자 경당(敬堂) 장흥효(張興孝, 1564~1633)의 문집에 실린 <사덕잠(四德箴)> 중 일부입니다. 저자는 아름다운 산의 나무가 땅에 뿌리내리도록 잘 심어 놓고 정성껏 길러주면 강한 생명력으로 무럭무럭 자라나지만, 도끼로 쳐내고 또 거기서 새로 돋는 싹을 소나 양이 뜯어먹으면 뿌리가 상하여 더 이상 살지 못하고 날마다 사라질 것이니, 그때 가서 누가 그것을 두고 아름답다고 하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의 뿌리인 사덕(四德)도 잘 북돋아 주고 보살피면 사단(四端)이 때에 맞게 피어나고, 그것을 넓혀 가면 온갖 이치가 드러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사사로운 뜻이 일어나면 소나 양이 싹을 뜯어먹어 나무를 해치듯 우리 마음도 상해서 죽은 물건이 되고, 반복해서 해치면 선한 싹이 절로 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덕(四德)은 우주의 순환 원리 원형이정(元亨利貞)을 말합니다. 사단(四端)은 우주의 순환 원리에 따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마음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말합니다. 인(仁)은 봄처럼 따스한 마음이고, 예(禮)는 여름처럼 문채 나는 마음이고, 의(義)는 가을처럼 차분히 정리하는 마음이고, 지(智)는 겨울처럼 가장 소중한 것을 간직하는 마음입니다.

봄을 맞아 강한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는 나무들을 보며, 마음의 터에도 인의예지를 뿌리로 둔 귀한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봅니다. 뿌리를 북돋아 주고 잘 가꾸고 해치지 않아, 넓은 그늘을 드리우는 싱그러운 나무로 자라나기를 빌어 봅니다.

해설 :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그림출처: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gyscym&folder=36&list_id=83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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