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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인심(人心)과 교육 / 이덕무

부흐고비 2011. 7. 9. 18:57

 

인심(人心)과 교육

 

인심이 갈수록 나빠지고 세도가 갈수록 퇴폐해지는 것은 아이들을 올바로 가르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人心日溺。世道日敗。自不敎童子始也。

인심일닉。세도일패。자불교동자시야。

- 이덕무(李德懋 1741~1793) 〈사소절(士小節)〉《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한국문집총간 257집)

 

 

해설

이덕무 선생은 선비의 예절과 수신(修身)에 대한 교훈을 기록한 <사소절>에서, “세상의 교육이 쇠퇴한 뒤로 어린이들이 듣고 보는 것이라고는 과거(科擧)ㆍ출세(出世)ㆍ여색(女色)ㆍ재리(財利)ㆍ도박(賭博)ㆍ해학(諧謔)ㆍ비방(誹謗)ㆍ경쟁(競爭)ㆍ아첨(阿諂)ㆍ사기(詐欺)ㆍ비린(鄙吝)ㆍ과장(誇張)ㆍ시기(猜忌)ㆍ사치(奢侈)ㆍ동경(憧憬)ㆍ주식(酒食)ㆍ안마(鞍馬)ㆍ기물(器物)ㆍ의복(衣服) 등에 관한 일에 불과하고, 짓는 것이라고는 과거시험이나 보기 위한 글이며, 읽는 것이라고는 전기(傳奇)의 음란한 책뿐이니, 어찌 일찍이 바른 일을 행하고 옛 경전을 읽었겠는가. 그러므로 인심은 갈수록 나빠지고 세도(世道)는 갈수록 퇴폐해지니, 이것은 아이를 올바로 가르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세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당시의 모습에 자못 놀라게 됩니다.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아이가 예쁘다고 쓰다듬은 할머니를 아이 엄마가 폭행한 사건과 어떤 젊은이가 자신의 잘못을 꾸짖는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하려던 사건이 밝혀져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의 공분(公憤)을 샀습니다. 이 일뿐만이 아니더라도 요즘의 세태를 보노라면, 예로부터 효친경장(孝親敬長)의 미풍양속을 전승하여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가 오히려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인심이 각박해지고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무한 경쟁의 세계정세 속에서 남보다 앞서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에 치중하여, 우리나라의 교육이 정작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글쓴이 : 양기정(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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