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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김언희 시인

부흐고비 2021. 4. 21. 08:39

 


임산부나 노약자는 읽을 수 없습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읽을 수 없습니다. 이 시는 구토, 오한, 발열, 흥분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경련과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는 똥 햝는 개처럼 당신을 // 싹 핥아 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 김언희의 시집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의 자서(自序)에서


                                                찔레 / 김언희

내 기다림의 지뢰를 밟은
내 그리움의 뇌관을 건드린
……보라, 가청권 밖의 이 폭음
수습할 길 없는 이 참사를
슬로 비디오로 찢어지고 있는
당신 넋의 눈부신 사지를

 

못에게 / 김언희

박혀 있는 게/ 못의 힘인 줄 아는/ 바보/ 먹통// 못 느끼겠니……?// 못의/ 엉덩이를 두드려가며 깊이/ 깊이 못과/ 교접하는/ 상처의/ 질// 의/ 탄력?//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 김언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는 아직도 죽지 않았다 양 한 마리가 무릎을 꿇은 채 여자의 잠속을 절룩절룩 걸어다닌다 도끼에 찍힌 자국들이 헐벗은 사타구니처럼 드러나 있는 앵두나무 저 여자는 언제 죽을까 죽은 앵두나무 아래 죽을 줄 모르는 저 여자 미친 사내가 도끼를 들고 다시 등뒤에 선다 미래의 상처가 여자의 두개골 속에서 시커멓게 벌어진다 앵두나무 죽은 앵두나무 말라죽은 앵두나무 도랑을 가득 채우고 흐르는 것은 검은 머리카락이다.//

벙커A / 김언희

그것은, 어디에나, 있고,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간에, 극장이라, 부르거나, 유치원이라, 부르거나 간에, 그것은, 도살장이고, 도살장임에, 틀림없고,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들의, 공공연한 용도를, 사무치는, 용도를, 모르는 사람, 역시, 없다, 어떤 간판을, 달았든지 간에,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의 집, 안방에서, 또는 욕실에서, 家傳의, 도살 기구들이 흔들거리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흡사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섬뜩한 항등식, 무엇을, 대입해도 성립되는, 도살의, 등식을, 모르는 사람, 또한,//

마침내 그것의 / 김언희

이자의 개가 되고/ 호출기의 개가 되고/ 더 이상 변명일 수 없는 변명의 개가 되고/ 단말기의 개가 되고/ 땅거미의 개가 되고/ 숙취의 개가 되고/ 시의 개가 되고/ 구멍의 개가 되고/ 입에서 나온 입으로 뻐꾹/ 뻐뻐꾹 성교를 하고 백날이고 천 날이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마침내/ 마침내 그것의 개가 되고/ 백날이고 천 날이고/ 누린내가 피어오르고//

나에게는 / 김언희

나에게는/ 뾰족하게 깍은 연필 한 자루 있네/ 나에게는 뾰족하게 깍은/ 자지 하나 있네/ 뾰족하게 깍은 자지, 아버지의/ 자지로 오늘도 나는/ 내 눈을/ 찌르네/ 아버지, 아버지가 밴 아이는/ 내 아이가/ 아녜요//

귀류(鬼柳) / 김언희

밤비/ 내리는데/ 머리카락 같은 비/ 휘날리는데, 휘감기는데/ 귀류, 귀류, 비 맞는 귀신버들/ 기름한 잎잎이, 기름한/ 눈을 뜨는데/ 물 위에다/ 빗방울은 자꾸/ 못 보던 입술들을 피워 내는데, 뜰채로/ 뜰 수도 없는 입술들을/ 피워 내는데, 모르는/ 이름들이/ 실뱀처럼 내 귓속으로 흘러드는데, 밤비/ 내리는데, 비 맞는/ 귀신버들/ 잎잎이 살을 떠는 가지에 앉아, 너는/ 내게 자꾸 돌멩이를/ 먹이는데, 살도/ 뼈도 없는/ 나에게//

보고 싶은 오빠 / 김언희

1/ 난 개하고 살아, 오빠, 오빠 터럭 한올 없는 개, 저 번들번들한 개하고, 십/ 년도 넘었어, 난 저 개가 신기해, 오빠, 지칠 줄 모르고 개가 되는 저 개/ 가, 오빠, 지칠 줄 모르고 내가 되는 나도// 2/ 기억나 오빠? 술만 마시면 라이터 불로 내 거웃을 태워먹었던 거?/ 정말로 개새끼였어, 오빤, 그래도 우린 짬만 나면 엉기곤 했지, 줄 풀/ 린 투견처럼, 급소로 급소를 물고 늘어지곤 했었지,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라니, 뭐니, 헛소리를 해대면서// 3/ 꿈에, 오빠 누가 머리없는 아이를 안겨주었어, 끊어질 듯이 울어대/ 는 아이를, 머리도 없이 우는 아이를 내 품에, 오빠, 죽는 꿈일까……/ 우린 해골이 될 틈도 없겠지, 오빠, 냄새를 풍겨댈 틈도, 썩어볼 틈도/ 없겠지, 한번은 웃어보고 싶었는데, 이빨을 몽땅 드러낸 저 웃음 말야// 4/ 여긴 조용해, 오빠, 찍 소리 없이 아침이 오고, 찍 소리 없이 저녁이/ 오고, 층층이 찍 소리 없이 섹스들을 해, 찍 소리 없이 꿔야 할 꿈들/ 을 꿔, 배꼽 앞에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오빠, 우린 공손한 쥐새끼가/ 됐나봐, 껍질이 벗겨진 쥐새끼들, 허여멀건, 그래도// 5/ 그래도, 오빠, 내 맘은, 내 마음은 아직 붉어, 변기를 두른 선홍색 시/ 트처럼, 그리고 오빠, 난 시인이 됐어, 혀 달린 비데랄까, 모두들 오줌/ 을 싸게 만들어, 하느님도 오줌을 싸실걸, 언제 한번 들러, 오빠, 공짜/ 로 넣어줄게//

꽈리 부시네 / 김언희

가랭이 사이로 자궁을/ 가랭이 사이로 오장육부를/ 가랭이 사이로 영혼마저 긁어낸 나는/ 속창 빠진 나를/ 하느님/ 꽈리/ 부시네//

의자였는데 / 김언희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 듯//

스카이 댄서, 영등포 / 김언희

-피로연뷔페상에새까맣게붙어선하객들이파리떼같다우린액젓속의멸치꼴이된거야이젠피아도없어/ -하루에스무번씩발생한다는초미세지루함왜나는공황장애도안올까개도미치는데/ -모친어쩜그건두발이달린늠름한남근같은걸지도몰라요귀두에중절모를비껴쓴/ -네가진짜되고싶었던건시인이아냐두개골천공기야/ -인천지하철자살방지스크린도어설치완료그스크린위에나붙을주옥같은시편들그런시한편못쓰고죽는다나는/ -넌다섯번은죽어야돼지렁이니까심장이다섯개니까/ -이곳의비명은소리가없어비명은추락하는자가지르는거야투신하는자는비명을안질러/ -마음魔音마음魔音손목을자르듯이댕강잘라버릴수는없을까생각을/ -나를귀신보듯보지좀마이제그만떨어도돼입술/ -잘못살고있지않은사람은아무도없어너나없이목구멍에칼이박힌채살아/ -결정적인순간마다우헤헤헤헤관짝속에서튀어나오는딱다구리어째서죽은사람만이토록생생하게살아있을까/ -그유명한변사체가먹다죽은명품육포주문폭주로품절이다그거혹시육포광고아니었을까/ -영등포쇠살모사친목계모임/ -개가어때서적어도제샅은제입으로핥더라우리말싸움대신개싸움을하자고인간적으로/ -당신은팔월에내리는폭설같아폭염속의폭설어째서/ -어째서움켜잡게되는걸까막빠져나가는성기라도되는 듯이/ -주인공은오늘밤죽을수있을것같지가않다바닥이없다면뱀은대체어디서기어야하나殺母蛇도/ -殺母蛇가그리울까정말//

또 하나의 고; 독 / 김언희

소금 구덩이 속의 염소 같던 고독, 말을 하면 할수록 말이 안 나오던 고독, 목구멍 깊숙이 허연 소금 산이 빛나던 고독, 문고리에 목을 걸고 수음을 하던 고독, 목을 졸라 주지 않으면, 수음조차도 할 수 없었던 고독, 시 같은 건 개나 주라지, 머리와 따로 노는 가발을 쓰고, 이건 19禁이 아냐, 사람禁이야. 읽는데 십 팔년, 잊는데도 십 팔년, 낄낄거리던 고독, 성령의 비둘기가 번번이 똥을 깔겨 축성해 주던 고독, 시뻘건 대낮에 헛씹을 하고, 소문 난 헛제사밥을 나눠 먹던 고독,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어, 두 눈이 시뻘겋던 고독, 사내란 십중팔구가 지뢰 아닐까, 오밤중에 문자를 보내던 고독, 걸쭉한 고깃국물 같은 안개 속에서 등을 돌리던 고독, 윤곽도 형체도 없이 뿌우연 안개로 풀어지던 고독, 꿈에 본 고독, 자신의 두개골을 깨진 화분처럼 옆구리에 끼고 서 있던 고독, 죽기도 전에 GG, 두 음절로 본인의 부음 먼저 전한 고독, 가지 못했을 수 있는 곳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고독, 입을 봉투처럼 벌리고 만 원짜리 다섯 장을 받아먹는 고독, 이제 나와는 계산이 끝난 고독,//

폭서 / 김언희

오이의 숙명적/ 發狂은/ 오이를 불쑥 내어 미는 것// 내어 민 오이의 포르노的 사이즈 때문에// 허공을 철벽처럼 파고 들어가는/ 오이순의/ 굉음// 멱을 따 놓은 수박은 아무데로나/ 굴러 가 박살이/ 나기만을// 골통이/ 퍽퍽 쪼개지기만을 기다리고// 문턱엔// 벌거벗은/ 사내가/ 서 있다 벌거벗은 식칼처럼//

얼음여자 / 김언희

1/ 보여주마/ 얼음답게, 몸 속을/ 드나드는 톱날들을 환히/ 보게 해주마/ 물이 되는 살의 공포, 나를/ 썰음질하는 실물의/ 톱니들을/ 만지게 해주마...얼음/ 톱밥, 물이 되는/ 시간의/ 닭살들을// 2/ 얼음톱밥에/ 삶은 피를 끼얹어 먹는 팥빙수/ 비벼 먹어라 겁내지 말고/ 무색무취가 무섭대서/ 색소로 물들인/ 노랑 주황/ 얼음 핏방울//

당신이 잠든 사이 / 김언희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당신 귀를 한없이 빨다가 간다// 잠든 얼굴에 즙 많은 얼굴을 부비고 간다//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길고 긴 혀로 당신 혀를 감았다 간다// 발가락 열 개를 입에 물고 마냥 어르다 간다//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머리맡에 앉아서 소리 없이 웃다가 간다 오른손도// 왼손도 아닌 손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살찐 거미를 먹이고 간다//

한점 해봐, 언니 / 김언희

한점 해봐, 언니, 고등어회는 여기가 아니고는 못 먹어, 산 놈도 썩거든, 퍼덩퍼덩 살아 있어도 썩는 게 고등어야, 언니, 살이 깊어 그래, 사람도 그렇더라, 언니,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도 썩는 게 사람이더라, 나도 내 살 썩는 냄새에 미쳐, 언니, 이불 속 내 가랑이 냄새에 미쳐, 마스크 속 내 입 냄새에 아주 미쳐, 언니, 그 냄샐 잊으려고 남의 살에 살을 섞어도 봤어, 이 살 저 살 냄새만 맡아도 살 것 같던 살이 냄새만 맡아도 돌 것 같은 살이 되는 건 금세 금방이더라, 온 김에 맛이나 한번 봐, 봐, 지금 딱 한철이야, 언니, 지금 아님 평생 먹기 힘들어, 왜 그러고 섰어, 언니, 여태 설탕만 먹고 살았어?//

나는 참아주었네 / 김언희

나는 참아주었네, 아침에 맡는 입 냄새를, 뜻밖의 감촉을/ 참아주었네, 페미니즘을 참아주고, 휴머니즘을 참아주고,/ 불가분의 관계를 참아주었네, 나는 참아주었네 오늘의 좋/ 은 시를, 죽을 필요도 살 필요도 없는 오늘을, 참아주었네,/ 미리 써놓은 십 년치의 일기를, 미리 써놓은 백 년치의 가/ 계부를, 참아주었네 한밤중의 수수료 인상을, 대낮의 심/ 야 할증을 참아주었네 나는, 금요일 철야기도 삼십 년을,/ 금요일 철야 섹스 삼십 년을, 주인 없는 개처럼 참아주었/ 네, 뒷거래도 밑 거래도 신문지를 깔고 덮고 참아주었네,/ 오로지 썩는 것이 전부인 생을, 내 고기 썩는 냄새를, 나/ 는 참아주었네, 녹슨 철근에 엉겨 붙은 시멘트 덩어리를,/ 이 모양 이 꼴을 참아주었네, 노상 방뇨를 참아주었네, 면/ 상 방뇨를 참아주었네, 참는 나를 나는 참아주었네, 늘 새/ 로운 거짓말로 시작되는 새로운 아침을, 봄바람에 갈라터/ 지는 늙은 말 좆을,//

잠시 / 김언희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후희중입니다// 두 눈을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후회중이 아니라/ 후희중// 예, 바로 그/ 후희(後戱)/ 맞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피에타 시뇨레 / 김언희

혀로/ 거울을/ 핥는다// 거울 속의 하느님을 핥는다// 혀에 혀를 맞대고/ 하느님도/ 마주/ 핥아주신다// 못 박힌 혀에 못 박힌 혀를 맞대고// 음부(淫父)와/ 음모(淫母)와/ 음자(淫子)의// 하느님//

트렁크 / 김언희

이 가죽 트렁크/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지퍼를 열면/ 몸뚱어리 전체가 아가리가 되어 벌어지는// 수취거부로/ 반송되어져 온/ 토막난 추억이 비닐에 싸인 채 쑤셔박혀있는, 이렇게/ 코를 찌르는, 이렇게/ 엽기적인//

반감기(半減期) / 김언희

나는 불어젖히네 사랑을 색소폰처럼// 불어젖히지 불멸의/ 색소폰을/ 온몸의 뼈다귀들이 필라멘트처럼 빛을 낼 때까지// 불어젖히네/ 당신을// 불다 불다 내 머리통까지/ 불어 날리네// 사랑은 방사성/ 폐기물질// 반감기가 오기까지/ 45억 년이/ 걸리네//

삼척 / 김언희

너는 게를 좋아하고/ 게라면 사족을 못 쓰고/ 네가 발겨 먹은 게 껍데기만 해도 경주 남산 고분군만은 하고/ 넌 죽으면 게가 될 거야/ 되면 좋지 뭐/ 등딱지를 뜯기고 사지를 뜯기고/ 발가락 끝까지 꼭꼭 씹혀서 개운하게 발겨 먹히면 좋지 뭐/ 삼척 망상 무한리필/ 대게집 무한/ 리필되는 대게 무더기 앞에서/ 산더미처럼 쌓여 올라가는 게 껍데기에 에워싸인 채/ 대게를 뜯는다 먹어도 먹어도/ 헛헛한 대게/ 대게가 아니라 대게의 유령 같은 리필용 대게/ 게딱지는 종잇장처럼 말씬거리고/ 살은 흐를 듯 무른/ 유령 대게/ 뜯으면 뜯을수록 헛헛해지고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휘휘해지고 있다 빈 대롱 같은 게 다리/ 텅 빈 대롱들이 나를/ 휘, 휘,/ 불고 있다 시뻘건 네온 게 다리가/ 풍차처럼 돌아가고 있는 삼척 망상 무한리필 대게집/ 무한 리필되는 파도와/ 무한 리필되는/ 물거품들이/ 무람하게 넘나들고 있는 밤의 유리창/ 누군가 망연자실 들여다보고 있다/ 제 유령을 처음 보는/ 유령의 얼굴로//

이모들은 다 / 김언희

이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내들은/ 입이 보지란다 얘/ 얼굴에 달려 있는 저게/ 보지야 깔깔대던/ 이모들은/ 다……// 사과에 달린 돼지 꼬리/ 배배 꼬인 나사 자지/ 창틀에 올라앉아/ 함께 부르던/ 노래들은/ 다……// 얘 얘, 저기 저 삼센티 오신/ 나뽈레옹 오셔! 아저씨들의/ 기럭지를 한눈에/ 알아맞히던/ 이모들은// 이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바람 부는 날/ 빼도 박도 못하는 말벌의 거시기를/ 오락기 레버처럼/ 쥐고 흔들던/ 으아리들은// 언니 보지 코 고는 소리에 밤새 잠을/ 설쳤어! 니 보지 가래 끓는 소린/ 어떻고! 아침부터/ 왁자하던/ 큰꽃으아리들은//

비희도(秘戱圖) / 김언희

새끼 한 마리를 키워내기 위해 사자는/ 평균 삼천 번의 교미를 한다// 뒷고기집 바람벽에 덜 뜯긴 선거용 포스터가 여태/ 나붙어 있다 육개월간 교미 자세를 유지하는/ 개구리도 있긴 하지만// 볼펜이나 빨대를 물고서 완성했을 저 살신/ 성인의 미소로 얼굴의 가랑이를/ 쩌억 벌어뜨린 채//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살겠다고 아아 살겠다고 삼십년간 교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나는 살아/ 보겠다고 당신과// 삼십년간/ 보험성 교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나는/ 탔는지 깔렸는지 헷갈리는// 삼십년을// 삶은 돼지머리처럼/ 주둥이로 나무젓가락을 악물고서 저 미소/ 대가리가 잘려야 완성되는 저 미소/ 죽어야 완성되는 저 미소/ 를// 띤 채//

여느 날, 여느 아침을 / 김언희

여느 날 여느 때의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죽은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섹스와 끼니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모욕과 배신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지저분한 농담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어처구니없는 삶으로부터도, 어처구니없는 죽음으로부터도 해방된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오늘 하루를 살아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거,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사랑하기 위하여 이를 갈아 부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칼을 삼키듯 말을 삼키지 않아도 된다는 거, 여는 날 여느 때의 아침을, 죽은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매 순간 소스라치지 않아도 매순간 오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칼질될 고깃덩어리처럼 거죽도 뼈마디도 없이 우둘두둘 떨어대지 않아도 된다는 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알람 없이 맞는다는 거, 이 기막힌 잠, 형언할 수 없는 잠, 말도 안 되게 진짜인 잠, 내일 없는 잠, 오오, 내일 없는 이 잠을 음미한다는 거, 이 순간보다 길지 않은 아침을, 목을 지긋이 밟아 누르는 발목 없이 맞는다는 거, 혐오 없이 증오 없이 맞는다는 거, 같잖은 고독, 같잖은 불안, 같잖은 생, 같잖은 죽은, 희미한 경멸을 띠고서 맞는다는 거, 신인 줄을 몰랐다가 신이 되어 맞는다는 거, 보이지 않으면서 보는 재미를 만끽한다는 거,//

끝과 시작의 오중주 / 김언희

Ⅰ/ 나는야 1등급/ 불쏘시개// X도 모르는 분도 X밖에 모르는 분도 5분이면/ 꼬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일 수 있어// 5분이면/ 김빠진 시체로 만들어드린다고// Ⅱ/ 이봐요, 시는 미친년 널뛰듯이 쓰는 거야요/ 여자가 아닌 것은 아닌 여자가 쓰는/ 시가 아닌 것은/ 아닌 시// 난 도를 넘다 못해 곤두박질쳐/ 여기까지 온 거요// 토사물을 앞섶에/ 묻힌 채// Ⅲ/ 나를 키운 건/ 8할이/ 사내들이야// 나 같은 생태 교란종을 키운 건// 나에겐 마르지 않는 靈感의 샘이 아니라 마르지/ 않는 증오의 검룡소가/ 있어// Ⅳ/ 그래도, 한번/ 기억해봐// 네가 마지막으로 인간이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인간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게 나의/ 긍지죠// Ⅴ/ 액자 속의/ 교황은/ 앉은자리에서 추락 중이다 전속력으로// 추락 중인 교황이 아직도 내 눈앞에 있는 걸 보면// 나 역시 교황만큼의 속력으로/ 추락 중인 거// 맞지. 아직?//

09:00 / 김언희

사람 하나 죽이고 싶어 나갔더니 마침/ 그 여자가 지나갑디다// 마침 그 여자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삼각 김밥 속에서/ 허연 어금니가 나올지도 모르는/ 하루를, 아는 사람/ 전부가/ 원수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이 세상이 사과처럼 두 쪽으로/ 빠개지는 걸/ 목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하루/ 박제가 된 다음에도 울부짖어야 하는 이리의/ 하루를 시작한다 죽은 입을 떡 벌리고/ 누런 변기 속 같은/ 목구멍을/ 보여주어야 하는 하루, 새까맣게/ 파리 떼가 꼬여 있는 혓바닥까지, 파리 떼로 뒤덮인/ 입천장까지 보여주게/ 될 하루를/ 시작한다 물 샐 틈 없던 나의 틈새에서/ 불불불불 돈벌레들이 겨 나오는/ 하루, 니가 사람인 줄 알지?/ 네까짓 건 밟아도/ 갯값도/ 안 돼! 갯값도 안 되는 하루를/ 혓바닥으로 걸레질을 하게 될 하루를/ 시작한다 사망 추정/ 여섯 시간 9분/ 전을//

캐논 인페르노 / 김언희

손에 땀을 쥐고 깨어나는 아침이 있다 손에 벽돌을 쥐고 눈을 뜨는 아침이 있다 피에 젖은 벽돌이 있다 젖은/ 도끼 빗이 있다/ 머리가죽이 벗겨질 때까지 나를 빗질해대는 가차 없는/ 빗살이 있다 가차 없는 톱니가/ 있다 옆집 개를 톱질하고 온 전기톱이 있다/ 전기톱니가 있다 무서운/ 틀니가 있다/ 죽은 사람의 틀니를 끼고 씩 웃어보는 자정이 있다 똥을 지리도록/ 음란한 자정이 있다 음란하기 짝이 없는 목구멍이 있다 입도 없이/ 나를 삼키는 목구멍/ 괄약근 없는/ 식도가 있다 대대로 물려받은 음탕한 괄호가 있다 그 괄호를 납땜하는 새파란 불꽃이/ 있다 내 배때기를 푸욱 찔러라 찔러 이 방 저 방 따라 다니는/ 노모의 칼끝이 있다 밤새도록 콕콕콕/ 찍히는 마룻바닥이 있다 뒤퉁수가/ 있다 발이 푹푹/ 빠지는 거울이 있다 발이 쩍쩍 들러붙는 콜탈의 거울이 있다 거울 속에 시커먼 똬리가 있다 당신은 뱀에/감긴 사람이야 친친 감긴 채 살아 당신만 몰라/ 모르는 사람이 있다 모르는 손이 모르는/ 벽돌을 쥐고 진종일 떠는/ 하루가 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곳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눈을 뜨는 하루가 있다 내 혀가 뭘/ 핥게 될 지 두려운 곳에서/ 내 두 손이 뭔 짓을/ 하게 될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초록 세월 / 김언희

미끄러운 물이끼/ 물미끄럼 치는 초록 세월, 칼도// 빛도 꺾이어 들어간다/ 찌를 수 없는 물밑 세상, 흐르면서/ 흐르지 않는구나…… 죽지 않고는 그 무엇도/ 배때기 뒤집어 떠오를 수 없는/ 나라// 입을/ 뻐끔거려보아도/ 물방울만 뽀글뽀글 올라간다 수면에/ 닿기도 전에 터져 버리고 마는/ 물거품들만// 잠들어라 잠들어라 잠......들어,// 귓부리를 핥는/ 최음의 비단 혓바닥에 일신을 맡기고/ 익사와 수몰의 젖은 꿈에 잠기어/ 고요히/ 난들거린다// 미끄러운/ 초록 세월//

아이스 바 / 김언희

누군가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아/ 아이스 바 하나를 나눠 핥고 있는 것 같아// 누군가의 팔베개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차디찬 팔뚝이 한낮에도 뒤통수를 고이는 것 같아// 누군가와 오래오래 입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 입천장에 주렁주렁 고드름이 열리는 것 같아// 누군가와 얼음 살을 섞고 있는 것 같아 얼음 아이가/ 들어서는 것 같아 서걱서걱 얼음 뜬 자궁 속에// 살얼음 눈꺼풀 살얼음 귓바퀴 투명한 얼음/ 손가락을 얼음 입에 물고 있는 것 같아//

5분이 지났다 / 김언희

중절모에 새똥이 떨어진 지 5분이 지났다/ 당신이 벌떡 일어선 지 5분이 지났다// 어머니가 혀를 못 놀린 지 5분이 지났다/ 옛날이 흘러간 지 5분이 지났다/ 죽은 잎을 따버린 지 5분이 지났다/ 하느님을 믿기 시작한 지 5분이 지났다/ 내가 새사람이 된 지 5분이 지났다/ 머리카락에 불이 붙은 지 5분이 지났다/ 내가 이 꿈에 등장한 지 5분이 지났다//

달에게 먹이다 / 김언희

죽은 어머니 숟가락으로 죽을 먹는다/ 죽은 입속으로 천 번도 더 드나들던/ 스텐 숟가락 죽은 입술이 천 번도 더/ 빨아댄 숟가락으로 검은 죽을 먹는다/ 달 토끼가 밤마다 쇠절구로 빻아대고/ 있던 건 어미 토끼였어요 아― 하세요/ 어머니 아― 나는 내 입에 검은 죽을/ 떠먹인다 한입 한입 죽 같은 어머니/ 를 검은 달에게 먹인다//

여기 / 김언희

밥상 한가운데로 시커먼 도랑이 흐르는 여기, 더운 김이 훅훅 끼치는 여기, 냉장고 아래 죽은 쥐가 넝쿨을 틔우는 여기, 이불속 당신과 나 사이에 차디찬 주검이 누워 있는 여기, 언제까지나 누워 있을 여기, 홑이불 아래 죽은 입이 캄캄하게 벌어져 가는 여기, 언제 어디서 내가 살인자였던가를 증언하는 입, 혀 떨어진 저 입이 진짜 내 입인 여기, 애도가 매도인 여기, 이 푹신푹신한 매립지, 산 것들로 매립된 내 발밑의 이 매립지, 제 3회 세계곱창축제 커다란 현수막이 너풀거리는 여기, 죽어서 사람이 된 짐승들이 즐기면서 발광하는 여기, 다리도 머리도 없는 그림자를 투망처럼 끌고 다니는 여기, 개처럼 혓바닥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여기, 내 마음이 나무젓가락처럼 소리 내어 꺾어지는 여기, 어느 누구도 바닥이라고 믿지 않는 여기, 앉은자리에서 죽도록 굴러 떨어지고 있는 여기, 더 굴러 떨어지고 싶은 여기, 추락이 쾌락인 여기, 면도날 같은 햇빛이 망막을 긋고 가는 여기, 이제는 속여야 할 과거도 없는 여기, 누군가 태어나려면 누군가 죽어야 하는 여기, 죽어야 한다면 바로 내가 죽어야 하는 여기,//

더럽게 재수 없는 / 김언희

더럽게 재수 없는 수태고지/ 초장부터 똥 밟은 나는// 아침저녁 살충제에 제초제를 섞어 마시고/ 줄담배를 피우며 수음을 하네// (내 눈이 걸려보지 않은 임질이라고는 없지만, 내 입이 걸려보지 않은 매독이라고는 없지만)// 징글맞게 재수 없는 수태고지/ 구역질 구역질 애도의 헛구역질//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한번 박혀볼래?/ 박아줘?/ 더럽게 지분거리는 벌건 십자가의 이름으로/ 나는 내 자궁에 불을 지르고/ 그 불길에 담배를 붙이네//

피에타 / 김언희

어머니의 목을/ 자른 적이/ 있었다 내 손으로/ 잘려진 채 살아 있는 어머니의/ 머리를 내 무릎 위에/ 얹은 적이/ 있었다/ 목이 잘린 채 살아 있는/ 한낮의 어머니/ 살아 있는/ 두 눈을/ 꿰맨 적이 있었다 이 손으로/ 잘려진 머리로 깨어 있는 한 밤의/ 어머니 살아 있는 두 입술을/ 꿰맨 적이/ 있었다 산 채//

세컨드 라이프 / 김언희

뭇 입을 거치어/ 뭇 샅을 거치어 뭇 여래를 거치어/ 개로 남기로 한 내 원년(元年)의 선택/ 앞날이 구만리 같은 나의/ 세컨드 라이프 나의/ 回生이여 오늘도/ 아방가르드한/ 노친의/ 핑거 페인팅은 일취월장 중/ 쓰고 싶은 건 똥으로라도 쓰고/ 죽는다 우리 집안은/ 이런 집안/ 살아 있는 유산균 일억 마리를 마리 마리/ 씹어 가며 마시는데 언니/ 나 하고/ 하느니 죽은 개하고 하겠대 저 인간이/ 백 만 원이면 된대 왕후 비빈이나/ 찼다는 북극 여우/ 보지부적/ 없어서 못 팔아요 보살님/ 도는 X에도 있고 도는 X에도 있습니까, 진짜?/ 야 야 웃기지 마 여자 나이 오십이면/ 개 값이야 육십은 죽은/ 개 값이겠다/ 죽은 개 값은 얼마나 될까/ 좁은 산길 휴대폰 귀에 대고 지나쳐 가는 사내가/ 큰 방귀를 기일게 뀌고 간다/ 말풍선처럼//

치즈를 먹는 일요일 / 김언희

내 집 개가/ 나를/ 슬슬 피하는 일요일// 잇몸이 근질근질한 일요일/ 들들들들들/ 전동 칫솔로 온종일 질 속을 양치하는 일요일// 마지막 씹을 한지 어언/ 3백년이/ 지났다 방백 하는 일요일// 비싼 치즈를 먹는/ 일요일/ 곰팡이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일요일// 뼝 뼝 뼝 구멍 칠갑인 일요일/ 구멍 값도 못 하는/ 일요일// 면도날을 껌처럼 까는 일요일 혓바닥으로/ 녹이는 일요일 초 단위로/ 밑이 세는// 일요일/ 밑이/ 초 단위로 세고 있는 일요일//

건질 수 없는 자 / 김언희

죽어, 벌어진 그의/ 입 속의/ 은빛// 죽은 입 속의 은빛/ 납의/ 혀// 그는/ 혀/ 때문에 건져지지 않는다 끝끝내/ 그를 끄잡고 물속으로/ 들어 간 것도/ 혀다// 그는 혀/ 광대/ 혀로 사다리를 오르는 광대// 사다리 위에서 혀끝으로 물구나무 서는 광대// 이제는 흐르는 물결이/ 죽은 그의/ 사다리// 흐르는 사다리에 혀를 대고/ 죽은 그가 서 있다/ 혀끝으로// 검은 물 아래//

아닐까 / 김언희

나는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하이에나 암컷처럼 가짜 음경으로 발기까지 하는 건 아닐까// 먹히는 척하면서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먹히는 것보다 더 빨리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시가 키스방에서 파는 키스는 아닐까/ 입술만 썰어서 파는 건 아닐까// 썰어놓은 해삼 같은 입술만//

나보다 오래 / 김언희

발톱을 깎는다, 나는/ 동물/ 발톱이 있고// 한번도 써먹어보지 못한 발톱이 있고// 내 발가락에서 길어 나오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발톱이 있고// 죽은 다음에도 길어 나올 발톱이 있고// 동물, 그밖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동물은 나보다 오래/ 살 것만 같아// 더이상 발톱을 깎아주지 못하게 된 다음에도, 동물은/ 텅 빈 집에서 저 혼자// 발꿈치의 각질을/ 뜯어 먹으며/ 나없이// 나보다/ 오래//

추신 / 김언희

루즈로 갈겨 쓰던/ 거울 위의 전화번호도,/ 헤드라이트가 깨진 채 질주하던 밤의/ 트럭들도, 바람에 미친 듯이 날리던 亡者의 머리카락도,/ 접시 위에서 대가리를 치켜들던 물고기들도,/ 낱말 하나를 잊으려고/ 목구멍에 칼이 꽂힌 채 이리저리 날뛰던 밤들도,/ 검은 똥물의 베니스도, 흔들거리며 썩어가던 악몽의 곤돌라도,/ 따뜻한 말 속에 피어 있던 따뜻한 곰팡이들도,/ 벽에 달라붙어서 혼자 울던 새벽도,/ 눈가의 까마귀 발자국도, 입가의/ 이중괄호도, 혓바닥 위의/ 먼지들도, 죽은/ 해충도, 재도,/ 달걀껍질도,//

가족극장, 소작된 / 김언희

자궁으로 가는 길은 불태워졌다/ 소작(燒灼)된 길/ 위에서/ 타고 남은 내 몸은/ 내가 낳은 난자를 먹어치운다/ 피가 벌건/ 입으로//
* 소작Coagulation: 난관(卵管)을 태우는 영구 피임.

가족극장, 삭망(朔望) / 김언희

자궁의 목구멍에 아버지가 걸려있다/ 하수구에 걸린 슬리퍼처럼
* 삭망(朔望):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을 아울러 이름

회전축 / 김언희

23도26분21초4119// 지구의 기울기는/ 발기한// 음경의, 기울기// 이 기울기를/ 회전축으로/ 지구는// 자전한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김언희

모듬회 접시 한가운데에/ 그 섬이/ 있다// 난자당한 살점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섬에// 닿고/ 싶다//

마데카솔 / 김언희

......복합 마데카솔, 이 연고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딱지 위에 덧발라 흉터 없이 상처를 아물게 합니다.// 흉터없이?// 아물어 붙지 않는, 쩌억/ 갈라진// 恥毛로 뒤덮인 삶/ 을......?//

홍도 / 김언희

시시각각 홍채의 색깔이 변하는 태양/ 퉤,퉤,퉤,퉤,퉤 침을 뱉어대는 바다/ 사방으로 튀는 침방울/ 좌판 위에서 토막잠을 깨는 물고기/ 썩어갈수록 싱싱해지는 핏빛 물고기 눈알/ 살 떨리게 몰아세우는 時時 刻刻의 혀/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혀/ 요원한 독순술/ 요원한 G스폿, 詩여/ 매 순간이 餓死 직전인/ 구멍 없는 매춘부!//


 

김언희 시인
1953년 경남 진주 출생.

경상대학교 외국어교육과 졸업.

1989년 현대시학으로 데뷔.

시집: 『지지(GG)』 『보고 싶은 오빠』 『요즘 우울하십니까』 『뜻밖의 대답』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수상: 경남문학상, 이상시문학상, 시와사상문학상, 청마문학상, 박인환문학상

 

 

나의 작품을 말한다 (26) 시단의 메두사 김언희 시인

나는 더 노래지려고 한다… 나는 더더욱 샛노려지려고 나는 <김언희 '만트라에서'>  a) 정육과 肉汁으로 사는 것 b) 애인의 아랫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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