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습득코너41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는 글에서 나오는 향기와 책에서 나오는 기운을 의미한다. 냄새를 맡거나 눈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제된 생활과 수양된 인품이 배어 있어야 한다. 마음으로 읽는 책이 가슴에 쌓여 청정한 기운과 우아한 향기를 뿜을 때, 그 기운과 향기를 일러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이라고 한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아들 상우에게 유배중 보낸 서찰에 자신의 서예관을 피력 한 말이다 胸中淸高古雅之意 又非有胸中 文字香 書卷氣 不能現發於腕下指頭 又非如甚尙楷書比也, 須於胸中 先具 文字香 書卷氣 爲隸法張本 爲寫隸神訣 ”예서 쓰는 법은 가슴속에 맑고 드높으며 고아한 뜻이 있지 않다면 손에서 나올 수가 없느니라. 가슴속의 맑고 드높으며 고아한 뜻은 또한 가슴속에 문자향과 .. 2021. 11. 15.
분노 조절 잘하기 / 이현일 번역문과 원문 일어나기는 쉽지만 제어하기는 어렵기로 분노만 한 게 없다. 易發難制, 莫忿懥若. 이발난제, 막분치약. - 이현일(李玄逸, 1627~1704), 『갈암집(葛庵集)』권22 「징분잠(懲忿箴)」 해 설 추석 연휴의 어느 날, 학습지를 풀던 큰딸이 갑자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연휴라서 엄마도 아빠도, 학습지 선생님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쉬는 것 같은 그런 때에 왜 자기만 연휴 내내 이 학습지를 매일 꼬박꼬박 풀어야 하냐며... 그러더니 결국에는 두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고 말았습니다. 분통 터뜨리는 거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엉엉 우는 꼴까지는 두고 볼 수 없어, 이번엔 부녀지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의 학습지 푸는 아이와 부모 간에 수없이 오갔던 그 말, “너.. 2021. 10. 6.
모르는 것이 있으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물어야 / 박지원 번역문과 원문 학문의 길은 다른 길이 없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물어야 한다. 學問之道無他. 有不識, 執塗之人而問之, 可也. 학문지도무타, 유불식, 집도지인이문지, 가야. -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연암집(燕巖集)』권7 별집 「북학의서(北學議序)」 해 설 1781년(정조5)에 연암 박지원은 초정 박제가의 『북학의』에 서문을 써 주면서 그 첫마디를 이렇게 시작했다. 박제가는 1778년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다녀왔다. 『북학의』는 그 견문의 기록이다. 박제가의 중국 전략보고서인 셈이다. 박지원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780년에 중국을 다녀왔다. 그의 『열하일기』는 이후 대표적인 연행록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두 사람은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것에 의기투합.. 2021. 9. 1.
나의 이름은 / 최연 번 역 문 아, 흥하고 망하는 것은 운수이고 만나고 만나지 못하는 것은 행운이 작용한다. 어찌 사람만 그렇겠는가. 산천과 누정이라도 역시 그렇다. 예전의 황폐한 구릉과 끊긴 언덕이 지금 화려한 건물로 변하여 빼어난 사람들과 글 짓는 이들이 머무는 곳이 되었으니, 운수가 그 사이에 없었던 적이 없다. 그러나 이 누정이 나를 통해 이름을 얻은 것은 만났다고 할 수 없고 나의 시가 또 정채를 발휘하지 못하였으니, 어찌 이 누정의 불행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의 이번 일을 계기로 함께 영원토록 남을 것이니, 만났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행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나의 조악한 시가 부질없이 장독을 덮을 만하다 한들 또 무슨 문제이겠는가. 원 문 噫, 興廢, 數也, 遇不遇, 幸也. 豈獨人然.. 2021. 7. 21.
아이는 정말로 잘못이 없다오 / 최성대 번 역 문 계모여 계모여 아이를 때리지 말아라 / 아이를 때리는 건 그렇다 쳐도 아이를 죽이지는 말아라 아이는 정말로 잘못이 없다오 / 울 안에 있는 대추 아이는 먹지 않고 통발에 있는 물고기 아이는 가져가지 않았다네 / 어젯밤 꿈에서 본 우리 엄마 부엌에 들어가 음식을 하고 문을 나와 물을 긷더군요 / 슬픔을 삭이며 소리 내지도 못하더라 창고에는 온갖 곡식 담긴 상자에 / 집 안에는 계수나무로 들보를 만들었네 새매가 그려진 당에는 / 사방에 향주머니 있고 온갖 보물로 장식한 옷은 / 아침 햇살을 받아 광채가 번쩍이네 아이는 굶주림에 괴롭고 추위에 떨어도 감히 그 곁을 쳐다보지도 못하네 / 마당 앞의 참새 둥지에 참새 날아와 지지배배 두 마리 새끼를 품고 있네 / 이놈 너 참새야 차라리 내 폐를 쪼아 먹.. 2021. 4. 14.
꿈에서 노닌 선경, 선몽대 / 조우인 번 역 문 군의 관아 남쪽 십 리 즈음에 태백산에서부터 수백 리를 이어와 잔잔히 퍼져 밑바닥까지 맑은 강이 있다. 강의 남쪽 기슭에 십여 장 됨직한 암석이 불쑥 솟아있고 그 위에 층대가 있으니 장인께서 쌓고 꾸민 것이다. 대의 모습은 넓고 시원하여 높다랗게 반공에 솟아 곧바로 동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골짜기가 솟아있고, 강이 그 골짜기 사이를 뚫고 나와 대 아래를 휘감아 돌아 깊은 못을 만들었다. 못으로부터 서쪽 하류로는 강폭이 더욱 넓어져서 별빛과 달빛을 머금은 채 아득히 넘실대니, 올라서 바라보면 세상을 멀리 벗어나 선경에 있는 듯하다. 이 대는 본래 이름이 없었다. 그런데 퇴계 선생이 손수 ‘선몽대’ 세 글자를 써서 대의 편액으로 걸도록 보내오셨다. 그리고 절구 한 수를 지어 평소 꿈꾸고 상상하신 .. 2021. 2. 17.
사표(師表)를 그리며 / 초의 의순 번 역 문 (전략) 참된 기풍 멀리 사라지니 큰 거짓이 이에 일어나도다 골목마다 선비들 가득해도 천 리 안에 현인은 하나도 없네 (중략) 하여 나의 도를 행하려 해도 누구에게 물어볼 인연 없었어라 난초 향기 나는 군자 거처 찾아다녀 봤지만 죄다 비린내 나는 생선가게 뿐 남쪽으로 온 고을 다 돌아다니느라 청산의 봄을 아홉 번이나 흘려보냈더니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궁벽한 바닷가에 하늘이 맹모 같은 이웃 보내주실 줄 (후략) 원 문 (전략) 眞風遠告逝 진풍원고서 大僞斯興焉 대위사흥언 閭巷滿章甫 여항만장보 千里無一賢 천리무일현 (중략) 所以行己道 소이행기도 將向問無緣 장향문무연 歷訪芝蘭室 력방지난실 竟是鮑魚廛 경시포어전 南遊窮百城 남유궁백성 九違靑山春 구위청산춘 豈謂窮海曲 기위궁해곡 天降孟母鄰 천강맹모린 (후략.. 2021. 2. 10.
자기에게 절실하게 / 윤선도 번 역 문 옛사람은 학문을 하면서 모두 자기에게 절실하게 하였으니, 자기에게 절실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학문을 하는 요령입니다. 만약 자기에게 절실하게 하지 않으면, 이는 성경현전(聖經賢傳)을 한바탕의 설화(說話)로 삼는 것일 뿐입니다. 원 문 古人爲學, 蓋皆切己, 切己乃爲學之要也. 如不切己, 是將聖經賢傳爲一場話說而已也. 고인위학, 개개절기, 절기내위학지요야, 여부절기, 시장성경현전위일장화설이이야.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고산유고(孤山遺稿)』권2 「진시무팔조소(陳時務八條疏)」 해 설 이 글은 고산(孤山) 윤선도가 임진년(1652, 효종3)에 올린 상소인 「진시무팔조소」의 한 문장이다. 진시무팔조소란 ‘지금 임금이 힘써야 할 여덟 가지 일에 대해 아뢴 상소’라는 뜻으로, 이 문장은 이 중.. 2021. 2. 3.
새해풍경 / 이하곤 원 문 적막했던 문 앞에 시종과 말이 가득하니 부족하게나마 상을 차려 신년 손님 대접하네 탁주 마다않는 임 파총(把揔)이요 떡국 맛좋다 하는 김 생원(生員)이네 羅雀門前僕馬闐 나작문전복마전 聊將薄具餉新年 요장박구향신년 不厭濁酒林把揔 불염탁주임파총 絶甘湯餠金生員 절감탕병김생원 - 이하곤(李夏坤, 1677~1724), 『두타초(頭陀草)』 4책 「새해 아침 장난삼아 배해체로 짓다[元朝戱作誹諧體]」 해 설 조선 후기 시인인 이하곤은 어느 해 설을 맞아 7수의 시를 지었다. 시 제목에서 보이는 ‘배해[誹諧]’는 풍자, 농담, 해학의 의미로, 진지하기보다는 가볍고 유쾌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는 7수 중 세 번째 수이다. 1구의 ‘나성문(羅雀門)’은 참새잡이 그물을 칠만큼 조용한 문이라는 뜻으로 찾아오는 이.. 2021. 1. 20.
고양이를 기르는 이유 / 조귀명 번 역 도적이 없다고 도적을 못 잡는 신하를 기르지는 않는다. 不以無盜而養不捕之臣 불이무도이양불포지신 - 조귀명(趙龜命, 1693~1737), 『동계집(東谿集)』권5 「오원자전(烏圓子傳)」 해 설 조귀명의 「오원자전」은 고양이를 오원자라는 인물로 의인화하여 쓴 가전이다. 작중에서 오원자는 원래 미천한 신분에 도적질까지 일삼던 금수 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도적 자씨 일족이 반란을 일으키자 오원자의 능력을 알아본 황제의 특명을 받고 도적떼의 소굴로 진격하여 일망타진하는 공을 세운다. 황제는 크게 기뻐하며 오원자에게 포상으로 고기와 가죽과 ‘오원자’라는 제후의 작위, 국방과 치안을 담당하는 부서의 수장 자리를 하사한다. 그리고 오원자의 공을 치하하는 조서(詔書)를 내리는데 위에서 인용한 부분은 바로 이 조서.. 2021.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