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영 시인 1977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동아인재대학교 졸업. 2018년 《문화일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 『우리의 피는 얇아서』가 있다. 제1회 농어촌희망문학상, 제2회 제주4.3문학상. 제2회 천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제9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상. 품시 동인 발코니의 시간 / 박은영 필리핀의 한 마을에선/ 암벽에 철심을 박아 관을 올려놓는 장례법이 있다/ 고인은/ 두 다리를 뻗고 허공의 난간에 몸을 맡긴다/ 이까짓 두려움쯤이야/ 살아있을 당시 이미 겪어낸 일이므로/ 무서워 떠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암벽을 오르던 바람이 관 뚜껑을 발로 차거나/ 철심을 휘어도/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그저 웃는다/ 평온한 경직,/ 아버지는 정년퇴직..

조인호 시인 1981년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났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문학동네》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방독면』, 『홍대 앞 금요일』이 있다. 나의 투쟁 ㅡ컨베이어벨트 / 조인호 아버지는 정말 유태인이었나// 독일 나치당원이 유태인에게 채운 표지처럼/ 한쪽 팔에 완장을 차고서야 알았다/ 장례식장에서 피어오르는 향이/ 아우슈비츠의 독가스 같다는 것을,// 새벽녘 장례식장 밖 세상의 모든 공장들이 전자레인지 불꽃만큼 소리 소문 없이 뜨거워지네 삼교대 돌아가며 야근하는 공원들의 어깨가 롤러만큼 자꾸만 둥글어지네 검은 밤이 컨베이어벨트같이 흐르네 화장터의 굴뚝은 점령당한 파리의 에펠탑보다 높았을까 한 삽의 석탄처럼 불길 속에 아버지를 던져넣는 가혹한 노..

조정인 시인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8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 『사과 얼마예요』, 『장미의 내용』, 『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과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 등을 썼다. 제2회 평사리문학대상, 제14회 지리산문학상, 제1회 구지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웨하스를 먹는 시간』으로 제9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을 받았다. 사과 얼마예요 / 조정인 사과는 사실 전적으로 서쪽입니다 사과 속에 화르르 넘어가는 석양, 석양에 물든 맛있는 책장들 산산이 부서지는 새 떼 산소통이 넘어지고 쏟아지는 바람 호루라기 소리 길게, 길게 풀리는 붕대 그리고 구토, 촛불이 타오르는 유리창 당신의 우는 얼굴이 엎질러집니다 시럽이 흐르는 접시들은 누가 난장으로 던집니까 안..

주병권 시인 1962년 제천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2012년 《한국문학정신》 여름호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강과 구름과 바람과 시간』, 『하늘 푸르른 날에는』, 『살며, 사랑하며』가 있다. 한국문학정신 동인, 들뫼문학 동인, 한국문인협회 종로문협 이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주병권 시인 님 블로그 인간에 대한 예의 (항금리 문학 창간호) 살며, 사랑하며(5호), 떠나는 풍경 (4호), 하늘 푸르른 날에는 (3호), 미루나무 아래에서 (2호), 강과 구름과 바람과 시간 (1호)~ 출판사 항금리 문학, 그리고 아이들과 환경 재단(출판사, 차일데코)을 blog.daum.net 봄 / 주병권 지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아도/ 지난 계절은 돌아오고/ 시든 청춘은 다시 피지 않아..

박은정 시인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창원대학교 음악과 졸업하였다. 2011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밤과 꿈의 뉘앙스』가 있다. 대화의 방법 / 박은정 평생 인형의 얼굴을 파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는 아이/ 네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내 이빨은 단단해졌다./ 말을 해도 말이 하고 싶어/ 죽을 때까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되물어보던 허기처럼/ 형광등은 깜빡이고/ 인형은 얼굴도 없이 던져졌다// 오늘 이 자리,/ 용기가 있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지만/ 모두들 처음 보는 사람처럼 앉아/ 손뼉을 치며 웃는다// 나고야의 돌림노래 / 박은정 두 손을 움커쥐고/ 줄넘기를 돌리는 밤// 한 번 두 번 세 번/ 공중으로 떠오를 때마다/ 어제의 파..

서봉교 시인 1969년 강원 영월 출생. 2006년 《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계모 같은 마누라』, 『침을 허락하다』가 있다. 13회 원주문학상 수상. 국제PEN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조선문학문인회, 강원문협, 원주문협, 영월문협, 동강문학회, 요선문학회, 형상21문학회 회원.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시집의저자 서봉교시인의 서재입니다 글과사진 blog.daum.net 밥맛 / 서봉교 오십을 바라보는 집사람이 공부 가기 전/ 식은 밥을 뜨다가 대뜸 쌀 맛이 없다고 한다/ 칠십 넘은 시아부지가 지은 쌀인데/ 내심 괘씸하고 서운해도/ 당신 입맛이 늙었다고 얼버무리는데/ 가슴 한편이 뻥 뚫렸다/ 식구들 모두 목욕탕 가고/ 혼자 밥을 안치는데 쌀이 부족하다/ 이태 전 논농사로 지은 쌀이..

정선우 시인 부산 출생. 201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모두의 모과들』 정선우 / 정선우 삐딱하게 파이프를 물고 있는 시선과 마주친 후/ 거울을 열고 조심스레 진입해요/ 귀를 만지며 나직이 이름을 부릅니다// 거울을 뒤집어도 울지 않을 거예요/ 믿음은 언젠가 거울처럼 깨지니까요/ 습관적인 김 서림은 당신이 있다는/ 확증// 얼음 속의 표정/ 표정 속의 얼음// 얼굴을 파묻으면 펼쳐진 공간/ 낡은 의자가 보여요 버리지 못한/ 고독을 닮았어요/ 이해해요 우리는 아마추어가 아니잖아요// 피부가 빛나고 목이 긴 여인은 믿을 게 못돼요/ 제비처럼 날아가버린 제비다방/ 종로 1가 33번지 붐비는 사람들/ 두꺼운 상황을 처리 하는 야윈 손가락들// 바람의 통로를 알고 있는/ 나무들은 팔을 움직여 무언갈 ..

나석중 시인 1938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2004년 《신문예》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숨소리』, 『나는 그대를 쓰네』, 『촉감』, 『물의 허』, 『풀꽃독경』, 『외로움에게 미안하다』와 전자시집 『추자도 연가』 전자디카시집 『그리움의 거리』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김제지부, 한국신문예문학회, 빈터, 석맥회(石脈會), 스토리문학관 회원 테이크아웃 / 나석중 이젠 스릴도 즐기게 되었다/ 뛰어내릴까 말까/ 시작은 먹빛이었으나 지금은 보랏빛으로 익숙해졌다/ 정처 없는 바람을 믿지 않기로 했다/ 구름의 천의 얼굴도 보지 않기로 했다/ 마주 앉은 대화는 언제나 뜬구름만큼 부풀리고/ 다정했던 표정도 스쳐간 바람이었다/ 욕심 없는 생은 언제나 한 발 늦었고/ 환송은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났다/ 어쩌다 행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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