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호 시인 1988년 서울 여의도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국대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석사 4학기 재학 중 이경진에서 이소호로 개명. 월간 《현대시》 신인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캣콜링』,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와 에세이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가 있다.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캣콜링 / 이소호 헤이뷰티풀 순백의 빅토리아 시크릿 이메진 웨얼아유고잉 허밍으로 돈츄스피크잉글리쉬 침 튀기는 엔초비 프린스 두유해브타임 개들이 살 비비는 센트럴 파크 따발총 칭챙총 호퍼의 창문 하루 종일 키스미 미트볼 뚱뚱한 금요일 고져스 에이비씨 에비뉴 전깃줄에 묶인 발레리나 행아웃위드미 한밤중의 컴히얼 망아지 산책교실 인용구로 남은 스..

이성목 시인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금오공고, 제주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남자를 주겠다』, 『뜨거운 뿌리』. 『노끈』. 『함박눈이라는 슬픔』, 『세상에 없는 당신을 기다리다』 봄, 알리바이 / 이성목 여자의 몸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꽃들은 만만한 나뭇가지를 골라 호객을 일삼는다. 나무들은 비틀거리며 꽃 가까이서/ 꽃값을 흥정한다. 이미 몸에 불을 당긴 꽃잎이 재처럼 떨어진다. 꽃을 만났던 나무들은/ 순한 잎의 옷을 걸쳐 입는다. 내 몸에서도 휘발유 냄새가 난다.// 기억한다./ 나는 붉고 여린 수술을 내밀었을 것이다. 목련은 순백의 꽃봉오리를 활짝 열었으므로,/ 세상과 나는 서로 결백했을 것이다./ 기억한다./ 그 해 3월 마지막 날,..

이장욱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1968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3년 시로 제8회 현대시학작품상, 제6회 시와사상 문학상, 제24회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등이 있다.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현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정오의 희망곡 / 이장욱 우리는 우호적이다./ 분별이 없었다./ 누구나 종말을 향해 나아갔다./ 당신은 사랑을 잃고/ 나는 줄넘기를 했다./ 내 영혼의 최저 고도에서/ 넘실거리는 음악,/ 음악은 정오의 희망곡,/ 우리는 언제나/ 정기적으로 흘..

심종록 시인 1959년 경남 거제에서 출생했다. 199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시집 『는개 내리는 이른 새벽』, 『쾌락의 분신자살자들』, 『신몽유도원도』 등과 전자 시집 『빛을 향해 간다』, 사진 산문집 『벗어? 버섯!』, 장편소설 『모리티우스를 찾아서』가 있다. 천상병 귀천문학상을 받았다. 코로나 시대 / 심종록 황홀하지, 핥고 빨다가 먹어버리는 건. 버전을 업 해 난도질해 삶아 먹고 구워 먹고 튀겨 먹기도 하는 건 사랑 때문이지. 사랑하면 따먹고 싶잖아. 따먹히고도 싶잖아. 절기마다 피와 살을 나눠 마시는 거룩한 카니발리스트들. 엽기적인 몬도가네들. 세상은 공존의 법칙이 지배한다는 것을 망각했어. 먹었으면 먹힐 줄도 알아야 했는데 오만방자했어. 글로벌 팬데믹; 관계의 역전이야. 주도권은..

조길성 시인 1961년 경기도 과천 출생. 2008년 《창작21》로 등단. 시집으로 『징검다리 건너』, 『나는 보리밭으로 갈 것이다』가 있음. 현재 한국작가회의, 창작21작가회 회원. 고요에 대하여 / 조길성 어릴 때 나는 푸른 하늘을 보고 고요를 배웠습니다 무더운 여름 이었지요 아무도 없는 마당에서 나 혼자 고요가 소리치는 걸 보았습니다 깊어서 너무나 깊어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깊이까지 가 보았습니다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편안했습니다 고추잠자리가 나를 깨울 때까지 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깊고 거대한 고요는 정말 무엇이었을까요// 수탉 / 조길성 억센 다리를 가진 수탉이 마당을 거닐고 있습니다 푸른 갑옷에 검은 수염이 자랑입니다 모가지가 탱탱한 놈이 부릅뜬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립니다..

나금숙 시인 1957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 200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그 나무 아래로』, 『레일라 바래다주기』가 있다. 2002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예진흥기금 수혜, 2017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외로운 흙 / 나금숙 외로운 흙 한 덩이가 있었어/ 작은 숨구멍에 보스스 솜털을 피우고 있었지/ 시계꽃/ 사금파리/ 종소리/ 새벽시장이 왔다 지나가고/ 바닥없는 연못/ 연못바닥을 닦던 구름걸레도 지나갔지// 흙의 눈동자는/ 흙 속에서 풍선을 불다가/ 손사래를 친다/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흙/ 리코더 소나타 리듬에/ 흙의 깜박임이 눈썹을 밀어올린다/ 집착/ 미씽/ 연락 두절// 외로운 흙 한덩이는 키를 늘릴 수가 없다/ 손을 뻗칠 수도 없다/ 문이 없어..

김은옥 시인, 수필가 2009년 《수필과비평》 수필 신인상, 2015년 《시와문화》 봄호 시 신인상으로 등단. 창작21작가회의. 우리시. 시산맥특별회원. 한국작가회의. 창작21작가회의 동인지 , 외 3집. 시문작가회 외 2집. 한국작가회의 연간집 참여. 수필집 『고도를 살다』. 금방 지나가요 / 김은옥 고추를 멍석에 뉘이고 다독이면서 어머니 생각// “하나님은…, 어찌먼 이리도…, 곡식 푹 익으라고 이렇게 좋은 날씨를/ 꼭 주셔야…, 그리 퍼붓다가도…, 안 그냐”// 볼 일 없이도 핑계거리를 만들고 싶은 시월// 태풍은 일본 쪽으로만 지나가리라는 예보/ 스마트폰에서는 가을 구름 콘테스트가 한창 벌어지는 중/ 나는 고양이처럼 화단 앞에서 어슬렁대고 있음// 쓰레기 버리러 나왔던 앞집 아주머니는 계단을 오르..

황려시 시인 2015년 《시와 세계》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사랑 참 몹쓸 짓이야』, 『머랭』, 디카시 『여백의 시』가 있다. 제12회 시와세계작품상 수상. 약사. 먹구름 / 황려시 너무 무거우면/ 울어버리지 뭐// 개불알꽃 / 황려시 황구黃狗는 좋겠네/ 꽃 달고 다녀서// 수작, 짐작, 참작 / 황려시 케잌을 샀다/ 생크림이 유익하지 ‘점도야, 잘 울어보자’/ 양초만 울었다 울적하면 달달한 것과/ 수작酬酌한다// 식탁엔 금국이 피고 샛강이 흐르고/ 걸터앉는 습관으로 나는 풍경이 된다/ 손톱을 깎으며 붉은 낙타에게 가고 싶어. 모래의/ 약도를 짐작斟酌 하고 밤은 날마다 범이 된다// 케잌을 수저로 떠먹는 사람들이 모인다 승우형도 왔다/ 그 형을 볼 때마다 잘 박힌 못이 생각난다 형은 울기 전에/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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