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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느낌367

박성준 시인 박성준 시인, 문학평론가 1986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에 나왔으며,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한다. 시집으로 『몰아 쓴 일기』, 『잘 모르는 사이』가 있다. 2015년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는' 동인. 물 / 박성준 종이는 단호해진다// 누구나 액자 파는 가게 앞이 한 번쯤 필요했던 것이다 민은 지나치게 지나친 요구를 한다 하소연이다 절취선처럼 늘어선 얼굴들과 이따금씩 돌발적인 모래바람은 주민들의 구멍 난 부위를 다 감추기에 모자랐다// 염려를 놓지 않아도 언젠나 부주의한 사람들은 곧 잘 사라진다 밤이면 그간의 것을 탕.. 2022. 7. 28.
이지아 시인 이지아 시인 1976년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본명은 이현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0년 《월간문학》 신인상(희곡)을 수상하고, 2015년 《쿨투라》 신인상(시)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오트 쿠튀르』, 『이렇게나 뽀송해』가 있다. 2022년 박상륭상을 수상했다. 강당과 직선 / 이지아 스웨터 털실이 하나 삐져나왔을 때, 겨울이 끝나고 있었다 팔짱은 옆에서 이루어지고, 의자는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더 이상 차분하지 말아야 한다 생닭을 씻는다 다리를 벌리고 마늘을 넣고 대추를 넣는다 나는 배를 가르지 않고 배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굳은 몸을 뒤져서 기저귀를 뺀다 냉담에 살코기가 생긴다 코털을 자를 때마다 다짐한다 아무 상관없이 살자던 사람은 눈을 감아도 보이지 않는다// 들판 위의 챔피언.. 2022. 7. 27.
서형국 시인 서형국 시인 1973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2018년 월간 《모던포엠》 최우수 신인상으로 등단. 공동 시집으로 『시골시인-K』(공저)가 있다. 全人文學 회원, 시나무 동인, 문학동인 volume 회원. 꽃이 꽃배달 하면 / 서형국 뒤틀린 왼팔로 바지춤을 내리고/ 꽃 흐드러진 들에다/ 시원하게 물을 뿌린다// 고추 모종 심는 아낙들 깔깔대다/ ㅡ올해는 고추농사 풍년이겠네// 꽃 한 다발 꺾어 쥐고/ 어눌한 발음으로/ ㅡ어바 어바바// 아랫도리 건수는 잊고서 환하게 웃는다// 다섯 살부터/ 나이를 꽃밭에 뿌린 총각// 그 남자// 분명/ 꽃집 총각이겠지// 온 동네/ 꽃밭/ 주인이겠지// 개고생 / 서형국 짤 만큼 짜낸 시를 탈수기로 돌리면/ 돌돌 원심력은 최대한 멀리 생각을 떨어냅니다/ 그러면 낡은 .. 2022. 7. 25.
여정 시인 여정 시인 1970년 대구 출생. 계명전문대 경영학과 졸업. 1996년 《시와반시》 문예대학 수료.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벌레 11호』가 있다. 시나인 회원. 자모의 검 / 여정 혹자가 말하길, 입속은 자객들의 은신처란다. 그들이 즐겨쓰는 무기는 '영혼을 베는 보검'으로 전해오는 자모의 검이란다. 을씨년스런 날이면 자객들은 검은 말을 타고 허허벌판을 가로질러 어느 심장을 향해 힘차게 달려간단다. 천지를 울리는 말발굽소리 어느 귓가에 닿으면 그들은 어김없이 이성의 칼집을 벗어던지고 자모의 검을 빼어든단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 한 영혼의 목을 뎅거덩 자르고나면 자객들은 섬뜩한 미소로 조의금을 전하고 또 다른 심장을 향해 말 달려간단다. 그날에 귀머거리는 복 있을진저, .. 2022. 7. 22.
배영옥 시인 배영옥 시인 1966년 대구 출생.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졸업.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뭇별이 총총』,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가 있음. '천몽' 동인. 201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에 선정, 2011.11월~2012.7월까지 쿠바 체류. 2018. 6월 지병으로 타계.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 배영옥 움직임이 정지된 복사기 속을 들여다본다/ 사각형의 투명한 내부는 저마다의/ 어둠을 껴안고 단단히 굳어 있다/ 숙면에 든 저 어둠을 깨우려면 먼저 전원 플러그를/ 연결하고 감전되어 흐르는 열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열되는 시간의 만만찮음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불덩이처럼 내 온몸이 달아오를 때/ 가벼운 손가락의 터치에 몸을 맡기면/ 가로세로 빛살무늬,.. 2022. 7. 21.
고찬규 시인 고찬규 시인 1969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수료.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짐으로 『숲을 떠메고 간 새들의 푸른 어깨』, 『핑퐁핑퐁』가 있다. 제22회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천몽’ 동인 만종(晩鐘) / 고찬규 구부린 등은 종이었다// 해질녘,/ 구겨진 빛을 펼치는/ 종소리를 듣는다, 한 가닥/ 햇빛이 소중해지는// 진펄밭 썰물 때면/ 파인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밋날로 캐내는, 한 생애// 쪼그린 아낙의 등 뒤로/ 끄덕이며 끄덕이며 나귀처럼/ 고개 숙이는 햇살/ 어둠이 찾아오면, 소리 없이// 밀물에 잠기는 종소리// 날 / 고찬규 꿩, 꿩/ 아직 못다 본 일을 보겠다고/ 수꿩이 한 소리 할 때// 때 이르게 핀 콩꽃은/ 콩콩 .. 2022. 7. 20.
장석남 시인 장석남 시인 1965년 인천광역시 덕적도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젖은 눈』,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뺨에 서쪽을 빛내다』,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가 있다. 제11회 김수영문학상, 제44회 현대문학상, 제10회 미당문학상, 제23회 김달진문학상, 제28회 상화시인상, 제18회 지훈문학상, 제28회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내일 / 장석남 걸어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개로 다는 날.. 2022. 7. 18.
이다희 시인 이다희 시인 1990년 대전에서 출생하였다. 조선대 문예창작과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하였다. 201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시 창작 스터디』가 있다. 백색소음 / 이다희 조용히 눈을 떠요. 눈을 뜰 때에는 조용히 뜹니다. 눈꺼풀이 하는 일은 소란스럽지 않아요. 물건들이 어렴풋한 덩어리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눈길로 오래 더듬으면 덩어리에 날이 생기죠. 나는 물건들과의 이러한 친교에 순응하는 편입니다.// 벽에 붙은 선반에 대하여/ 나에게 선반은 평평하지만 선반 입장에서는/ 필사의 직립(直立)이 아니겠습니까?// 옆집에서는 담을 높이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점점 높아지는 담에 대하여, 시멘트가 채 마르기 전에 누군가 적어놓는 이름에 대하여. 며칠째,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투명한 문신 .. 2022. 7. 15.
이영광 시인 이영광 시인 1965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 『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 『끝없는 사람』이 있다. 제8회 노작문학상, 제11회 지훈상, 제11회 미당문학상, 2011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검은 봄 / 이영광 나는 칼이요 분열이요 전쟁이다/ 사랑과 통합과 연대의/ 적이다/ 나는 찌르고 파괴하고 흩날린다/ 나는 가장 작고 가장 크며/ 가장 보이지 않는다/ 변함 없이 따사롭다// 피 흘리는 가슴이요 찢어지는 아픔이며/ 나를 모르는 격투다/ 나는 가르고 나누고 뜯는다/ 숨 .. 2022. 7. 14.
진수미 시인 진수미 시인 1970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 국문과 및 同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 『달의 코르크 마개가 열릴 때까지』, 『밤의 분명한 사실들』 등이 있다. ‘천몽’ 동인. 서울시립대 객원교수. 그해 오월의 짧은 그림자 / 진수미 사랑을 했던가 마음의 때, 그 자국 지우지 못해 거리를 헤맸던가 구두 뒤축이 헐거워질 때까지 낡은 바람을 쏘다녔던가, 그래 하기는 했던가 온 내장을 다해 엎어졌던가, 날 선 계단 발 헛디뎠던가 하이힐 뒷굽이 비끗했던가 국화분 위 와르르 무너졌던가 그래, 국화 잎잎은 망그러지던가 짓이겨져 착착 무르팍에 엉기던가 물씬 흙냄새 당기던가 혹 조화()는 아니었는가 비칠 몸 일으킬 만하던가 누군가 갸웃 고개 돌려주던가 달려.. 2022. 7. 13.